사상 첫 '심야 열병식'…美 독립기념일 DVD 요청했던 김여정 기획?

입력 2020-10-11 16:30   수정 2020-10-11 16:37


'불꽃놀이, 횃불행진, 전투기 에어쇼…'

지난 10일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열린 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은 사상 첫 '심야 열병식'이라는 점 말고도 행사 내용면에서도 파격적이고 이색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행사장에 입장하는 순간에는 하늘에 화려한 불꽃과 폭죽이 연달아 터지며 극적 효과를 높였다. 발광다이오드(LED)를 날개에 장착한 전투기드의 에어쇼도 과거 열병식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장면이었다. 광장 전체를 대낮처럼 밝힌 조명이 열병식에 등장한 신형 전략무기들을 돋보이게 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정은은 앞서 지난 8월 정치국회의를 주재하며 "모든 경축 행사들을 최상의 수준에서 특색있게 준비해 당 창건 75돌에 훌륭한 선물로 내놓을 수 있는 대책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신형 무기 공개로 대내외에 군사력을 과시하고, 대규모 행사를 통해 흐트러진 내부 체제 결속을 꾀하려는 의도로 해석됐다.

김정은 지시로 이번 행사를 기획한 주요 인물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거론된다. 김여정은 지난 7월10일 미국에 보낸 담화에 느닷없이 "앞으로 (미국) 독립절 기념 행사를 수록한 디브이디(DVD)를 개인적으로 꼭 얻으려 하는데 대해 (김정은) 위원장 동지로부터 허락을 받았다"는 애매모호한 내용을 담았다. 김여정의 이 담화는 북한이 미국에 보내는 긍정적인 유화 메시지로 읽히기도 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당시 국회에서 "김여정의 DVD 요청은 미국과의 대화 여지를 남겨둔 것"이라고 평가했다.


결과적으로 미·북 대화에 진전이 없었던 데다 화려한 조명 효과의 심야 열병식이 개최되면서 이 행사를 기획한 김여정이 미국 독립기념일 행사를 참고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7월4일 미 독립기념일 행사는 해·공군의 화려한 에어쇼와 불꽃놀이가 이어졌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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