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베일리 땅값 비싸다…분양가 재산정하라"

입력 2020-10-19 17:37   수정 2020-10-20 02:09


서초구 래미안원베일리(신반포3차·경남 재건축) 등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지 못한 서울 지역 분양 단지의 공급 시기가 예정보다 늦어지게 됐다.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으면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제시한 것보다 분양가가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어긋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선분양을 포기하고 후분양과 리츠 활용 등 대안을 찾으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땅값 평가로 분양가 통제
19일 서초구와 정비업계에 따르면 한국감정원은 래미안원베일리 조합이 신청한 토지비 감정평가 적정성 검토에 대해 최근 “재평가하라”고 통보했다. 감정평가 산정 과정에서 여러 가지 오류가 발견됐기 때문에 새로 평가한 뒤 신청하라는 얘기다.

이 단지는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으면 최소 3.3㎡당 5000만원대 초·중반 이상의 분양가를 받을 것으로 기대해왔다. 이 때문에 HUG를 통한 분양이 가능했는데도 분양가 상한제를 택했다. HUG가 제시한 가격은 3.3㎡당 4891만원 수준이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재검토에 걸리는 시간만큼 분양이 지연될 것”이라며 “사실상 토지비를 낮추라는 것이어서 분양가도 당초 조합 기대보다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올 8월부터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면서 서울 내 신규 단지는 자치구 분양가심의위원회의 심의를 통해 분양가가 결정된다. 총 분양가는 택지비(땅값)에 기본형 건축비, 가산비, 적정이윤 등을 더해 나온다. 이 중 핵심인 택지비는 반드시 감정원의 적정성 검토를 거쳐야 한다. 정동만 국민의힘 의원이 감정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감정원은 올해 분양가 상한제 대상 사업장 7곳에 모두 택지비 재평가를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6곳의 땅값이 기존보다 낮아졌다.

중구 세운재정비촉진지구(세운지구) 내 세운푸르지오헤리시티도 분양가 산정 절차에 들어갔다. 시장에서는 택지비 적정성 검토 등을 거치게 되면 최종 분양가가 도시형 생활주택 분양가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낮은 수준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단지는 앞서 7월 단지 내 도시형 생활주택(원룸형 아파트) 분양을 우선 진행했다. 도시형 생활주택은 분양가 통제에서 자유로워 3.3㎡당 3695만~3990만원에 분양이 이뤄졌다. 한 분양 관계자는 “당초 세운지구 아파트에 대한 HUG 분양가는 3.3㎡당 3000만원이 채 안 됐다”며 “현재 분위기라면 그 가격을 넘기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공급 물량 줄어들 우려
올해 서울 아파트 공급은 HUG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여부를 놓고 조합 내부 갈등이 심화되면서 지연되고 있다. 알짜 분양으로 꼽혔던 원베일리와 세운지구, 강동구 둔촌주공 등은 당초 올 상반기 분양을 완료할 계획이었다. 택지비가 낮게 책정돼 최종 분양가가 HUG 제시가보다 낮아질 경우 후분양 등을 놓고 또다시 조합 내 갈등이 격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총 1만2000여 가구에 달하는 둔촌주공은 분양가 갈등으로 조합장까지 물러났다. 새 집행부 구성 등의 문제로 분양가 산정 절차에도 들어가지 못하는 등 일정이 늦어지고 있다.

다만 총 가구 수가 100가구 안팎인 소규모 단지들은 이번주 본격적인 분양가 상한제 분양에 나선다. 서초동 1451의 67 일원에 지어지는 서초자이르네는 19일 1순위 청약을 받았다. 3.3㎡당 평균 분양가는 3252만원으로 서초구 내 대단지 아파트의 HUG 분양가보다 30% 이상 저렴하다. 다만 총 67가구로 단지가 작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21일에는 강동구 상일동 152 고덕아르테스미소지움이 청약을 시작한다. 지하 2층~지상 12층, 3개 동, 전용 59~128㎡ 총 100가구 단지다. 분양가는 3.3㎡당 2569만원으로 당초 HUG가 제시한 가격(3.3㎡당 2730만원)보다 낮아졌다. HUG가 둔촌주공에 제시한 가격(약 3000만원)에 비해선 15%가량 낮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주요 단지가 아예 후분양으로 돌아설 경우 서울 아파트 공급 부족은 더 심화될 것”이라며 “일부 시행사는 리츠 등을 활용해 분양가 통제를 피해가는 합법적인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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