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변칙 영업 성행…"수익률 개선은 뒷전"

입력 2020-10-21 07:33   수정 2020-10-21 07:35



근로자의 안정적인 노후를 위해 도입된 퇴직연금에서 변칙 영업이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계열사는 그룹 소속 금융사에 퇴직연금 운용을 몰아주고, 은행들은 거래처에 퇴직연금을 끼워팔고 있다. 수익률 개선은 뒷전으로 미뤄두고 가입 유치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21일 국회 정무위원장인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주요 대기업 그룹 소속 금융사인 현대차증권과 삼성생명이 같은 계열사 퇴직연금 운용 비중이 50%를 넘었다.

현대차증권과 삼성생명은 수익률과 관계없이 연금 급여액을 미리 확정하는 확정급여(DB)형 적립금의 각각 87.5%와 61.7%가 계열사 가입분이었다. 확정기여(DC)형의 계열사 가입 비중은 각각 49.5%, 12.9%로 집계됐다. 대기업 계열 금융사가 운용하는 퇴직연금 가입액의 절반은 그룹 내 직원들의 돈이라는 뜻이다.

대기업 계열 금융사의 퇴직연금 몰아주기는 이전부터 꾸준히 제기된 문제다. 금융권은 이미 2015년까지 총 퇴직연금 적립금 대비 계열사 적립금 비중을 50% 이하로 낮추기로 결의한 바 있지만, 이를 위반해도 별도의 제재는 없는 실정이다.

은행의 경우 4대 시중은행과 기업은행, 산업은행에 퇴직연금 운용관리를 맡긴 회사 가운데 이들 은행에 대출이 있는 회사의 비중은 50.2%로 집계됐다.

특히 기업은행(66.9%)과 산업은행(71.5%)에서 높았는데, 두 은행의 수익률은 전체 퇴직연금 운용관리 금융사 42곳 중 하위권에 그친다. 작년 말 기준으로 기업은행의 수익률은 40위, 산업은행 31위였다.

은행의 퇴직연금 수익률은 증권사나 보험사에 비해 대체로 낮지만, 점유율은 줄곧 50%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은행이 퇴직연금 상품 경쟁력보다는 기업대출 영업망에 의존해 '끼워팔기'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은행의 끼워팔기 역시 은행업 감독 규정상 제재 대상은 아니어서 퇴직연금 시장 자체에 수익률 경쟁 등의 혁신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윤관석 의원은 "민간 퇴직연금 운용사들이 일단 가입만 시키면 가둬놓은 물고기나 다름없는 시장 현실에 안주해 변칙적으로 가입 유치에만 열을 올리고, 수익률 개선 성과는 없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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