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섭게 추락하는 환율…바이든 당선 땐 1100원 무너질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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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10-21 17:23   수정 2020-11-19 00:32

무섭게 추락하는 환율…바이든 당선 땐 1100원 무너질 수도


원화 가치가 초강세를 이어가면서 원·달러 환율이 1120원대 진입을 눈앞에 뒀다. 미국의 경기부양책이 조만간 나올 것이라는 기대와 위안화 강세가 반영된 결과다. 과감한 경기부양책을 공약한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당선될 경우 원·달러 환율이 1100원 선 밑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원화 가치 상승폭, 주요국 1위
2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7원50전 내린(원화 가치 상승) 1131원90전에 마감됐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3월 22일(1130원10전) 이후 가장 낮았다. 이날 환율은 1원10전 내린 달러당 1138원30전에 거래를 시작한 이후 갈수록 낙폭이 커지면서 장중 한때 1131원10전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날 원화 가치가 강세를 보인 것은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벌이는 미국의 경기부양책 협상이 막바지에 돌입했다는 관측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이날 양측은 합의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 질문에 “낙관적”이라고 대답했다. 경기부양책 발표가 ‘초읽기’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커지면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확산돼 원화 가치도 뛰었다는 설명이다.

위안화 초강세가 이어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이날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날보다 0.22% 내린(위안화 가치 상승) 6.6781위안으로 고시했다. 2018년 7월 16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날 홍콩 역외시장에서는 달러당 6.627위안까지 떨어졌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수출시장인 만큼 두 나라 경제의 상관관계가 깊고 그만큼 환율도 비슷한 흐름으로 움직인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위안화 환율이 미·중 무역갈등이 본격화되기 직전 수준인 6.28위안까지 떨어질 여지가 있다”며 “위안화 환율 하락에 덩달아 원화 환율도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지난 3월 19일에 1285원70전까지 치솟았던 환율은 8월 말부터 내림세를 이어오고 있다. 이후 원화 가치 상승폭은 세계 주요국 통화 가운데서도 두드러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8월 말부터 이달 13일까지 원화 가치는 달러화 대비 3.5% 상승했다. 세계 13개 주요국 통화 가운데 가장 큰 가치 상승폭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란드(2.8%), 멕시코 페소(2.5%), 중국 위안(1.6%), 일본 엔(0.5%) 등이 원화의 뒤를 이었다. 영국 파운드(-3.3%), 유로(-1.8%) 등은 오히려 달러화 대비 통화 가치가 떨어졌다.
1120원 vs 1100원…지지선 얼마?
다음달 3일 열리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바이든 후보가 승리할 경우 원화와 위안화의 동반 초강세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바이든 후보는 임기 4년 동안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2조달러를 투자한다는 대선 공약을 발표했다. 미국 재정적자가 늘어날 수 있고 이는 달러가치에는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 상대적으로 원화와 위안화 가치는 뛴다.

바이든 후보가 대통령이 된 이후 미·중 갈등이 완화될 가능성이 높은 점도 원화와 위안화 강세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후보는 평소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대중(對中) 관세 정책에 부정적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 백신이 조만간 등장할 것이라는 기대도 커지고 있어 원화 가치에 긍정적인 재료로 작용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는 글로벌 제약업체인 화이자와 모더나는 최근 연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백신 긴급사용 신청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시장 전문가들은 달러당 1120원 선에서 환율의 1차 지지선이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내달 미 대선에서 바이든이 당선되거나 코로나19 백신이 등장하면 1100원 선까지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한다.

박상현 연구위원은 “외환당국의 시장 개입 가능성도 있지만 미 대선 이후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1120원 선 밑으로 하락할 수 있다”며 “백신이 등장할 경우 위험자산 선호도가 올라가면서 달러 약세가 연말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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