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시장, 흐름을 읽는 3대 관건은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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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10-28 08:05   수정 2020-10-28 11:26

흔들리는 시장, 흐름을 읽는 3대 관건은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소형주, 가치주를 타깃으로 한 '리플레이션 트레이드'가 되감기되고 있습니다.

‘리플레이션 트레이드’는 향후 경기가 회복되면서 물가가 적당한 인플레이션까지 이를 정도로 완만히 높아지는 걸 예상해 수혜주를 사는 걸 뜻합니다. 이럴 땐 통상 경기에 민감한 경기순환주, 소형주, 가치주 등이 각광을 받습니다.

지난 9월 조정 이후 그런 움직임이 나타났지요. 반면 물가와 금리 상승에 민감한 기술주는 힘을 잃어가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기술주는 성장을 위해 막대한 돈을 받아 투자하는 만큼 금리가 높을 때 수익률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영향으로 조금씩 살아나던 금융주와 산업주, 항공주 등은 이번 주 맥을 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미 대선, 부양책 등 긍정적으로 작용했던 주요 변수가 모두 부정적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탓입니다.

27일(미 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도 이런 움직임이 두드러졌습니다. 항공주 등 코로나에 민감한 업종은 주가가 하락하고, 비대면 활동의 수혜를 입고 있는 기술주는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현상이 다시 나타났습니다.



아메리칸항공 4.83%, 델타항공 3.85%, 캐터필러는 3.24% 급락한 반면 기술주의 경우 스포티파이 4.3%, 아마존 2.5% 급등했고 줌은 4.1%, 마이크로소프트도 1.5% 상승했습니다. 이에 따라 경기민감주가 많은 다우 지수는 222.19포인트(0.8%) 하락했지만,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72.41포인트(0.64%) 상승한 채 마감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리플레이션 트레이드가 살아나려면 세 가지가 명확해져야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바로 대선 결과, 백신, 그리고 부양책입니다.
① 대선 결과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은 조 바이든 후보의 우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일부 경합주에서 격차가 좁혀졌다는 조사도 나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 트윗으로 "미시간에서 3%포인트, 위스콘신에서 2%포인트, 펜실베이니아에서 3%포인트 높아졌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뒤지고 있습니다. 또 여론조사 회사뿐 아니라 분석기관, 정치도박 사이트 등 곳곳에서 계산한 바이든의 당선 확률은 대부분 80% 수준입니다.



페터슨국제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중국이 올 초 1단계 무역합의에서 약속한 미국산 상품 수입을 지금까지 53% 수준만 사들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트럼프가 일으킨 무역전쟁 이전인 2017년 수준보다 더 적습니다. 중국도 트럼프의 재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경합주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기반인 농촌에서 더 빠르게 번지고 있는 게 트럼프에게 마지막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관측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돼 아프거나 주변인이 죽는 걸 경험한다면 트럼프를 찍을 확률이 떨어지겠지요.



미국의 코로나 하루 확진자의 7일 평균은 6만9000명을 넘어 또 다시 기록을 세웠습니다. 입원률도 5% 이상 높아진 주가 36개에 달합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일부 지역에서는 의료시설의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일리노이주가 오는 30일부터 시카고를 포함해 주의 3분의 2 지역에서 레스토랑 실내영업 폐쇄를 명령하는 등 지역적으로 봉쇄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골드만삭스가 이날 "블루웨이브 기대가 섣부를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지만 이는 트럼프의 집권 가능성이 높아진 때문이라기보다는 민주당의 상원 지배 확률이 떨어지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상원이 공화당으로 넘어간다면 바이든이 대통령이 된다 해도 대규모 부양책이 의회의 허들을 넘지 못할 수가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리플레이션 트레이드의 전망은 그리 밝지 않을 수 있습니다.

어제 연방대법원이 경합주 위스콘신주가 원한 우편투표 개표 시한 연장을 불허한 게 선거 이후 분란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이날 리플레이션 트레이드가 꺾인 요소였습니다. 대법원은 당초 11월3일 선거일 '소인'을 기준으로 하는 기존 상식을 뒤엎고 우편투표가 선거 당일까지 선거관리위원회에 도착해야 유효표가 될 수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우편투표가 급증한 상태에서 이는 ‘누가 승자냐’를 놓고 문제꺼리를 만들 수 있습니다.
② 백신
코로나를 제압할 수 있다는 희망의 원천이었던 백신과 치료제에 대한 불확실성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전날 제약회사 일라이릴리가 중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항체치료제가 치료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리고 임상을 중단하기로 발표했지요.

이날은 당초 10월에 임상 3상 결과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던 제약사 화이자가 대선 전 공개가 어렵다고 말을 뒤집었습니다. 앨버트 불라 CEO는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결정적인 정보가 있을 경우 필요한 행정 업무를 마치는 대로 알리겠다. 그 시점은 우리가 알게 되는 시점부터 1주일 이내"라고 말했습니다. 업계는 최소 3주가 더 걸릴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화이자는 모더나,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존슨앤존스(J&J) 등 백신 개발에 가장 앞선 4개 제약사 중 하나입니다. 모더나와 함께 12월이면 미 식품의약국(FDA)의 긴급사용승인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던 회사입니다.

전날 증권사 번스타인은 화이자의 3상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게 백신의 효과가 낮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경계했습니다. 물론 대선 전 백신 공개가 대선에 미칠 정치적 영향을 줄 가능성을 우려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바이든이 대통령이 된다면 미움을 받을 수도 있으니까요.
③ 부양책
세 번째 변수는 부양책은 우선 대선 전 통과 가능성은 공식적으로 사라졌습니다.

공화당 상원은 어제 연방대법관 후보 에이미 코니 배럿의 인준을 강행해 통과시켰고, 그 직후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총무는 11월9일까지 휴회를 선언했습니다.



이제 현역 의원들은 선거현장으로 달려갔습니다. 그들이 11월3일 이전에 다시 워싱턴DC로 돌아와 부양책에 투표할 확률은 거의 없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대선 이후 본 적이 없는 최고의 부양책을 얻을 것"이라며 사실상 대선 전 타결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걸 인정했습니다.

리플레이션 트레이드가 꺾인 건 대선 결과 뿐 아니라 승자가 결정된 뒤 부양책이 언제 통과될 지도 불확실하기 때문입니다. 지금처럼 악화된 양당의 관계를 보면 내년 1월3일 새롭게 선출된 의회가이 임기를 시작하기 전까지 공화당 현직 의원들이 몽니를 부릴 가능성도 충분합니다.

일부에서는 법통과 이후 집행에 시간이 걸리는 걸 감안하면 내년 3월이나 되어야 새로운 부양책에 따른 자금이 풀릴 것으로 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기술주가 다시 상승세를 이어가는 걸까요.

이날 3분기 실적을 발표한 마이크로소프트(MS)는 또 다시 월가 예상을 뛰어넘었습니다. 클라우드의 힘을 바탕으로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12%, 주당 조정순이익은 32% 증가한 겁니다.



전날 독일 SAP가 코로나로 인한 고객사들의 비용 절감을 언급하며 실적 전망치를 하향했지만, MS는 그런 사례에 해당되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준 것으로 분석됩니다. MS가 제공한 가이던스에 따라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4분기에도 매출이 404억 달러로 이번 분기 372억 달러보다 많아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29일 쏟아질 애플 아마존 페이스북 알파벳 등의 실적도 MS 수준으로 괜찮을 것이란 기대가 많습니다.

반면 대표적인 산업주 캐터필러는 이날 3분기 매출이 23% 감소했다고 발표했고, 특히 향후 실적전망을 제시하지도 못했습니다. 3M은 좋은 실적을 냈지만 이는 N95 마스크가 불티나게 팔린 때문이지, 산업재 수요가 있어서는 아닌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기술주는 비쌉니다. 월가 관계자는 "기술기업들이 향후 수십 년간 미 경제를 주도할 것은 분명하지만, 지금 밸류에이션은 이를 충분히 반영하고 있다. 일부를 팔고 상대적으로 주가가 저렴해 상승 잠재력이 있는 소형주, 가치주를 일부 편입하는 것도 고려할만 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월가의 유명 헤지펀드 매니저인 데이비드 아인혼은 이날 "기술주 버블이 지난 9월초 버틴 것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경기 침체 와중에 기업공개(IPO)가 잇따르고 공모가가 치솟았으며, 듣도보도 못한 2등 기술주도 급등하는 걸 증거로 들었습니다. 또 몇 개 주식이 집중적으로 오르고, 애플 테슬라처럼 액면분할을 했더니 매수세가 확 쏠리는 상황도 버블의 모습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더 오르기는 어렵다는 얘기입니다.

물론 아인혼은 지난 몇 년간 테슬라 주식을 지속적으로 공매도를 해왔다가 막대한 손실을 본 사람이기도 합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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