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희 지지" 미국이 WTO총장선거 '판 뒤집기' 나선 까닭

입력 2020-10-29 11:51   수정 2021-01-27 00:03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차기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에서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지지한다고 밝혀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제청된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에 사실상 거부권을 행사한 것이다.

영국 BBC 보도에 따르면 WTO 사무총장 선거 선호도 조사에서 오콘조이웨알라 후보가 총 163개국 중 102표, 유명희 본부장이 60표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WTO의 오콘조이웨알라 후보 지지 발표 후 USTR은 유명희 본부장을 지지한다고 발표했다.

USTR은 28일(현지시간) 홈페이지 성명을 통해 "미국은 유명의 본부장을 차기 WTO 사무총장으로 지지한다"고 공개 선언했다.

USTR은 성명에서 "유명희 본부장은 지난 25년 동안 성공적 무역 협상가와 무역정책 입안자로서 두각을 나타낸 진실한 무역 전문가"라며 "그는 (WTO) 조직의 효율적 리더로서 필요한 기술을 모두 갖췄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금은 WTO와 국제무역에 매우 어려운 시기다. 기본적인 투명성 의무를 이행하는 회원국이 너무 적다"면서 "WTO는 중대한 개혁이 절실히 필요하다. 현장에서 직접 뛴 실제 경험이 있는 누군가가 이끌어야 한다"고 유명희 본부장 지지 배경을 설명했다.

표면적 이유는 유명희 본부장처럼 현장 실무경험 있는 사람이 WTO를 이끌어야 된다는 것이지만, 실제로는 중국과의 관계가 밀접한 나이지리아 출신 후보를 반대하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WTO에 대해 "끔찍하다"면서 친중국적이라고 비난해왔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도 "나이지리아는 중국의 막대한 경제적 지원을 받고 있다"며 "미국은 중국이 WTO에서 목소리를 강화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 오콘조이웨알라의 취임에 반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럽은 아프리카와 역사, 경제적으로 밀접한 대륙이다. 게다가 중국은 2013년 '일대일로'를 선언한 이래 일대일로 상에 있는 개발도상국에게 막대한 인프라 자금을 지원했다. 이 원조를 가장 많이 받은 나라들 중 하나가 나이지리아였다.

이 때문에 EU(유럽연합)는 물론 중국도 오콘조이웨알라를 지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나라와 무역갈등 상태인 일본 또한 공공연히 유명희 본부장 낙선을 위해 물밑 작업을 벌여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WTO 사무총장 선출은 전체 회원국의 컨센서스(합의) 과정을 거치야 해 미국의 반대가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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