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학원이 최근 2개년의 주요 21개 대학의 수시이월 규모를 분석해본 결과, 금년 최종 정시 선발 규모는 대학별로 최대 40%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SKY의 수시이월 비율은 평균 6.1%에 이른다. 연세대의 최근 2개년 수시이월 비율 평균은 7.0%로, 이를 적용해 금년 최종 정시선발인원을 분석해보면 41.9%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대의 최근 2개년 수시이월 비율은 5.8%, 고려대는 5.6%에 이른다. 그만큼 정시 선발 규모가 최초 계획에 비교해 늘어났다는 것이다.
주요 21개 대학의 최근 2개년 평균 수시이월 비율은 3.4%다. 이와 비교해 SKY의 수시이월 비율 평균이 6.1%로 더 높다는 사실은 흥미로운 대목이다. 이는 최상위권 학생들의 중복합격 때문이다. 연세대·고려대의 수시이월은 서울대에 동시 합격한 학생들의 등록 포기로 인한 결원이, 서울대의 수시이월은 의·치·한의대 등 의학계열 학과에 중복합격한 학생들의 이탈이 주요한 배경으로 추정된다. 실제 서울대는 인문계열 학과보다는 자연계열 학과의 수시이월이 월등히 많다. 2020학년도의 경우 인문계열 학과 전체의 수시이월은 16명에 그친 반면 자연계열 학과의 전체 수시이월 인원은 153명에 달했다.
연세대와 고려대는 수시이월이 끼치는 영향이 더 크다. 연세대 중어중문학과는 수시이월이 21.9% 발생하면서 정시 최종 비중이 56.3%에 달했고, 수학과는 수시이월이 37.8% 발생하면서 최종 정시 선발 비중은 67.6%까지 치솟았다. 고려대 가정교육과는 수시이월이 25.7% 발생해 최종 정시 비중은 51.4%에 달했다. 심지어 고려대는 의과대학도 수시이월이 21.7% 발생해 최종 정시 비중은 35.8%까지 올랐다. 지난해 고려대 의과대학의 정시 최초 선발계획은 14.2%에 불과했다. 수시이월이 발생하면서 정시선발이 처음과 비교해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애초엔 정시 선발계획이 없었지만 수시이월로 정시 선발이 생겨난 경우도 있다. 지난해 서울대 교육학과, 불어교육과, 자유전공학부, 지구환경과학부, 수의예과, 치의학과 등 6개 모집단위는 당초엔 정시모집 선발 계획이 없었다. 하지만 수시에서 인원이 이월되면서 정시에서 적게는 입학정원의 2.4%를, 많게는 25.0%를 정시로 선발했다.
올해 수시이월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 응시인원은 49만3433명으로 지난해보다 5만5301명 감소했다. 1994학년도 수능 도입 이래 최저인 반면 대학 모집 규모는 그대로다. 수시모집에서 중복합격이 늘어나면 동시에 등록 포기도 늘면서 수시이월이 증가할 수 있다. 올해 수험생들이 정시모집을 포기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다.
수시이월을 포함한 최종 정시 선발인원은 대학별로 수시모집 합격자 등록이 끝난 뒤 정시모집 원서접수 사이에 발표된다. 올해의 경우 12월 31일부터 내년 1월 6일 사이에 각 대학 홈페이지에 공고될 것으로 보인다. 목표 대학과 희망 학과별로 최종 정시 인원이 얼마나 늘어나는지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전년과 비교해 최종 정시인원이 크게 늘어난다면 합격선의 하락도 예상할 수 있다. 반대의 경우도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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