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 등판론에 "좀 배고프다고 종자씨 먹으리"

입력 2020-11-15 13:02   수정 2020-11-15 13:54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일각에서 제기되는 재·보궐선거 등판론에 대해 15일 "저 외에 다른 좋은 대안이 나서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 전 시장은 이날 MBN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당에서 서울시장 출마를 부탁할 경우에 직접 나설 생각이 있냐'는 질문에 "농부가 내년 봄에 파종해야 1년 뒤에 큰 수확을 하는데 겨울에 조금 배가 고프다고 해서 종자 씨를 먹어버리면 1년 농사를 어떻게 짓겠느냐"고 답했다. 내년 서울시장 선거 출마 대신 2022년 대선으로 직행하고 싶다는 뜻을 에둘러 밝힌 것이다. 오 전 시장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서울시장 범야권 후보 중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는 "대선 국면에서 서너명 정도가 당내 경쟁을 치열하게 하는 게 (후보의) 저력을 키우는 데 굉장한 도움이 된다"며 "제가 (대선) 후보가 되면 좋겠지만 안 되더라도 그런 치열한 경쟁의 과정을 만들어 가는 데 일조하는 것이다. 사실은 대선에 크게 기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 의미에서 보면 가급적 저 외에 좋은 당내 (서울시장 후보) 대안이 나서주길 정말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내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면 2022년 정권교체도 어렵다고 보고 재·보궐선거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계획이지만 막상 후보를 발굴하는 데는 난항을 겪고 있는 모양새다. 시민 인지도가 높은 오 전 시장을 비롯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 등 이른바 '거물급'들이 모두 대권 직행 의사를 내비치고 있어서다.


안 대표는 최근 야권 혁신플랫폼을 제안하며 "정권 교체를 위한 기본 틀을 만들자고 화두를 던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서울시장 선거는 과정이지 그 자체를 목표로 두고 시간표를 만드는 건 아니다"라고도 했다. 유 의원도 옛 바른정당 출신 당협위원장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서울시장 출마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뜻을 밝힌 전해졌다. 유 전 의원이 16일 개소하는 여의도 사무실 이름을 '희망22'로 지은 것도 2022년 대선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뜻을 명확히 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당 일각에선 거물급 인사들로부터 '선당후사'라는 결단을 이끌어낼 수 있는 지도부의 능력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들도 서울시장 자리를 통해 몸집을 키울 수 있을 것이란 판이 깔려야 스스로 나설 수 있는데 지금은 그런 사전 작업이 전혀 이뤄지고 있는 것 같지가 않다"며 "결국 판을 만들기 위해선 지도부가 나서야 한다"고 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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