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제도개선 토론회] "공모주 개인 배정 늘리면 투자자 손실 우려"

입력 2020-11-16 13:29   수정 2020-11-16 13:31

≪이 기사는 11월13일(20:42)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금융당국이 공모주 청약에서 개인 투자자들에게 배정되는 물량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오히려 개인에게 손실을 줄 수 있다"며 우려의 시선을 나타냈다.

12일 금융투자협회가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교육원 리더스홀에서 주최한 '공모주 배정 및 기업공개(IPO) 제도 개선 토론회'에서 발표자로 나선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공모주 개인 배정 물량을 현행 20%에서 30%로 확대하자"고 제안했다.

우리사주조합에 미달되는 물량과 하이일드펀드에 우선배정되는 물량을 끌어오자는 제안이다. 현재 우리사주조합은 유가증권(코스피) 시장의 경우 20%, 코스닥 시장의 경우 20% 이내에서 공모주 우선배정을 받는데, 청약 미달 사태가 자주 빚어진다. 이 미달 물량 중 최대 5%를 일반청약자에게 배정하자는 것이다. 또 하이일드펀드에 우선배정되는 10% 물량을 5%로 축소하고, 줄인 물량을 일반청약자에게 배정하자고 제안했다. 이렇게 되면 총 물량에서 10%를 개인에게 추가 배정할 수 있다.

이 같은 제안이 나온 이유는 최근 IPO 시장에 대어들이 대거 등장했으나 개인 투자자들에게 돌아간 몫이 적어 '개미'들의 원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개인 배정 물량이 적어 청약 증거금 경쟁도 치열했다. 올해 대어급이었던 SK바이오팜(30조9899억원), 카카오게임즈(58조5542억원), 빅히트엔터테인먼트(58조4236억원) 등의 청약 증거금은 수십 조 단위를 넘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개인 투자자들은 1억원의 증거금을 넣고도 주식을 5주 밖에 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개인 배정 물량을 늘려 일반 투자자들 몫을 더 챙겨주자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개인 배정 물량을 늘리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지금처럼 공모주 열풍이 거센 '핫 마켓' 상태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개인 배정 물량을 늘렸는데 향후 '콜드 마켓'에 들어서면 더 큰 투자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더해 개인 투자자들은 기관에 비해 정보가 부족해 피해가 커질 수 있다. 이날 패널로 나선 송교직 성균관대 교수는 "핫 마켓과 콜드 마켓은 언제든지 올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 열풍이 거세다고 해서 제도를 바꾼다는 건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조셉 권 시티은행 ECM본부장도 "올해 시장이 하락세였다면 이런 논의는 나오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제도를 바꿨는데 시장이 고꾸라지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증권사 입장에서도 부담이 된다는 지적이다. 개인 배정 물량이 늘어나 기관 몫이 적어지면 경쟁이 심해져 적정 공모가를 산출하기가 어려워진다. 잘못된 공모가로 인해 개인 물량에서 미매각이 발생하면 증권사가 손실을 보게 된다. 전진규 동국대 교수는 "총액인수로 계약을 하는 증권사 입장에서는 리스크가 생길 수밖에 없다"며 "미매각이 생기면 결국 시장에 악영향을 끼치게 되고, 이는 다시 개인 투자자 손실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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