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나·화이자 '코로나 백신' 나와도…부자나라부터 맞는다

입력 2020-11-17 17:53   수정 2020-12-17 00:32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에 이어 모더나도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 후보의 예방효과가 높다는 임상시험 중간 결과를 내놓자 팬데믹(대유행) 극복의 실마리가 마련됐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이들 백신이 전 세계 코로나19 환자에게 안정적으로 공급되기까진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전 세계 각지에 백신을 보급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은 비용이다. 백신 자체 가격도 비싸지만 보관과 유통망을 구축하는 부대비용이 더 많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모더나는 지난 여름 자사 백신 1도즈(1도즈는 1회 접종분)의 가격을 37달러(약 4만1000원)로 책정했다. 존슨앤드존슨이 자사 백신 가격을 10달러로 책정한 점을 감안하면 매우 비싸다.

각국이 대량구매에 나서면 단일 물품의 가격을 깎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비관론도 있다. 영국 가디언은 모더나가 사회복지단체가 아니라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므로 할인율이 높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화이자는 백신 가격을 20달러(약 2만2000원)로 제안해 모더나보다는 저렴하다. 그러나 이 백신은 영하 70도의 초저온에서 보관해야 해 유통비용이 크다는 한계가 있다.

미 CBS방송에 따르면 해당 백신을 보관할 초저온 냉동고 1대의 가격은 2만달러(약 2200만원)에 달한다. 이같은 시설이 부족한 국가나 구매 여력이 없는 병원은 백신이 나와도 공급받을 수 없다는 얘기다.

때문에두 제약사에서 생산하는 백신 물량 대부분은 고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부자 나라부터 공급될 예정이다.

화이자는 현재까지 미국, 유럽연합(EU), 캐나다, 일본, 영국에 백신 총 11억 도즈를 판매하기로 계약한 상태. 화이자는 2021년까지 백신 13억 도즈를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내년 안에 생산되는 백신 물량 대부분을 부자나라들이 가져갈 것으로 전망된다.

모더나 역시 2021년 안에 백신 5억∼10억 도즈를 생산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현재까지 부자나라들이 물량 대부분을 선주문한 상태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미국은 모더나 백신 1억 도즈를 선주문했고, 추후에 5억 회분을 추가로 주문할 수 있는 옵션도 계약에 포함했다.


언론들도 이 문제에 주목했다. 미 CBS방송은 16일(현지시간) "백신이 생산되더라도 진짜 위기는 이들 회사가 전 세계에 백신을 발송한 뒤에 도래하게 될 것"이라며 운반·저장 등에 대한 우려를 짚었다.

그러면서 실제로 접종이 이뤄지는 현장, 즉 병원이나 약국 등에서는 백신을 따로 보관할 방법이 없다는 게 문제라고 CBS는 재차 지적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지난 9일 미국·유럽 등 선진국에서조차 아직 명확한 백신 유통 체계나 보급 가이드라인이 미비된 상태라고 보도한 바 있다. 후진국 상황은 거론조차 되지 않았다.

백신 접종이 두 차례 필요하다는 점도 비용 부담을 가중시킨다. 미국의 경우 초저온 냉동고를 보유하고 있는 각지의 병원을 거점으로 활용해 백신을 배포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하지만 각 병원의 냉동고의 용도를 변경하려면 지방 보건당국의 허가가 필요하며 관련 비용도 적지 않게 발생한다. 특히 시골 지역의 소규모 병원이나 후진국은 접종 인력이나 추가 비용을 감당할 여력이 되지 않는 실정이라고 CBS는 전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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