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는 17일 자사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서를 통해 아너 부문을 중국 선전의 즈신신정보기술에 팔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미국의 제재로 부품 수급 등에 어려움을 겪어오면서 사업이 지속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결정이다. 매각 후 화웨이는 아너의 지분을 하나도 갖지 않게 된다.
아너는 화웨이에서 떨어져나오면서 제재에서는 자유로워질 전망이다. 제품에 들어가는 반도체 수입도 가능해진다. 삼성전자 등 반도체 기업이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화웨이는 성명에서 “아너 채널과 공급상들이 계속 사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즈신신정보기술은 30여 곳의 아너 판매상 주도로 설립된 신설 회사라는 게 화웨이의 설명이다. 하지만 지분구조를 살펴보면 설립 자금의 대부분이 중국 선전시 등 정부로부터 나왔다. 어려움에 처한 화웨이를 구하기 위해 중국 정부가 직접 나섰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화웨이가 중저가 브랜드를 포기하면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전자의 독주가 계속될 전망이다. 아너는 화웨이의 스마트폰 출하량 중 약 25%를 차지하는 큰 부문이다. 아너를 떼어내면 화웨이의 점유율 하락이 불가피하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 3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22%, 화웨이가 14%로 각각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화웨이는 향후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네트워크 장비 사업에 집중할 전망이다. 로이터는 화웨이가 미국 제재의 영향으로 고가 제품과 기업 간 거래(B2B) 사업에 집중하기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분석했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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