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손정의의 '신중론'…"2~3개월내 최악 위기 올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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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11-18 17:18   수정 2020-12-18 00:31

파월·손정의의 '신중론'…"2~3개월내 최악 위기 올 수도"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 등이 내년 초까지 미국 경제가 최대 고비를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됐지만 보급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데다 최근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하고 있어서다. 또 코로나19를 극복하더라도 과거 경제 구조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파월 의장은 17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 경제단체인 베이에어리어 카운슬 주최로 열린 화상 회의에 참석해 “최상의 경우라도 광범위한 백신 접종은 몇 달 후가 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경기 하강 리스크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사람들이 코로나 통제에 대한 자신감을 잃고 감염 위험이 있는 활동에선 발을 빼고 있다. 갈 길이 멀다”고 했다.

파월 의장은 “화이자 모더나 등 제약회사들의 백신 개발은 좋은 소식이지만 바이러스 확산 속도를 감안할 때 내년 초까지가 문제”라고 우려했다. 미국 경제가 장기적으로 코로나 사태를 완전히 극복하더라도 일부 업종은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란 게 그의 전망이다. 경제 구조 재편에 따른 선별 지원책이 뒤따라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약속했다.

Fed는 코로나 사태 발생 직후였던 지난 3월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낮춘 데 이어 이를 2023년까지 유지하겠다고 시사해 왔다. 매달 1200억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자산매입 프로그램도 가동 중이다.

손 회장도 이날 “향후 2~3개월 안에 최악의 상황이 닥칠 수 있다”고 예측했다. 그는 뉴욕타임스 딜북 콘퍼런스에 참석한 자리에서 “올 들어 800억달러어치 자산을 처분했다”며 “시장 경색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는 전 세계 83개 기술 기업에 약 750억달러를 투자한 최대 기술펀드다.

손 회장은 “코로나 백신 개발 소식이 나왔지만 지금 상황에선 어떤 일이든 발생할 수 있다”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역시 리먼브러더스 사태에서 촉발됐다”고 강조했다. 다만 “인공지능(AI) 기업에 투자할 기회가 생긴다면 언제든 공격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했다.

MS 기술고문을 맡고 있는 게이츠도 같은 행사에서 “코로나 시대가 끝나더라도 기업 환경은 결코 과거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모든 비즈니스 관계에서 대면 접촉이 극적으로 감소할 수밖에 없다”며 “출장은 절반 이상, 사무실 근무는 30% 이상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굳이 출장을 가거나 출근하지 않아도 성과를 낼 방법이 많다는 것이다.

미국 내 신규 확진자 수는 이달 들어 하루 10만 명 이상씩 쏟아지고 있다. 연일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이날 누적 기준 확진자는 1169만여 명이다. 캘리포니아 뉴욕 등 10여 개 주(州)에선 부분 경제 봉쇄에 들어갔다.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는 위축될 조짐이다. 상무부에 따르면 10월 소매판매는 전달 대비 0.3% 증가에 그쳤다. 9월(1.6%)은 물론 월스트리트저널 전망치(0.5%)에도 못 미쳤다. 봉쇄 조치 확대로 향후 소비 심리가 악화할 것이란 우려가 많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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