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과학자 암살에 중동 정세 요동…정부 "폭력적 범죄행위" 규탄

입력 2020-12-02 17:55   수정 2020-12-02 18:03


정부가 2일 이란의 핵과학자 모센 파크리자데 암살에 대해 “폭력적 범죄 행위”라고 비판했다. 중동 지역의 정세가 요동치는 가운데 조 바이든 차기 미 행정부의 대외정책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 속에 나온 논평이다.

정부는 2일 외교부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통해 “우리 정부는 지난 11월 27일 테헤란 근교에서 발생한 ‘모센 파크리자데’ 피살 사건과 관련해 이러한 폭력적 범죄 행위는 중동 지역의 안정과 평화에 도움이 되지 않음을 강조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현 중동 정세의 불확실성을 감안, 긴장을 고조시키고 역내 안정에 영향을 미치는 어떠한 행위에 대해서도 반대하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파크리자데는 지난달 27일 이란 테헤란 인근에서 차량으로 이동 중 총격으로 사망했다. 파크리자데는 이란 핵무기 개발 계획을 주도해왔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암살 사건 다음날인 28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이란 핵과 국방 분야에서 저명한 과학자가 잔혹한 용병의 손에 살해됐다”며 암살 사건의 배후로 미국과 이스라엘을 지목했다.

미국이 암살 사건의 배후로 지목되며 중동 정세도 격변할 전망이다.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은 이란핵합의(JCOPA)를 복원하고 미·이란 관계를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혀왔다. JCPOA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인 2015년 미국의 주도하에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독일과 이란이 체결한 합의다. 이란이 우라늄 농축 수준을 3.67% 이하로 제한하는 등 핵 활동을 제한하는 대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對) 이란 제재를 일괄 종료하는 것이 핵심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JCPOA를 외교적 성과로 내세워왔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이 협정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새 행정부 출범 직후 협정 복귀하겠다고 공약을 내세웠지만 파크리자데가 암살되며 어려워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란과의 갈등을 외교로 풀겠다고 공언했만 이란 내에서 핵 개발 재개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란 의회에서는 1일(현지시간) 우라늄 농축 제한을 완화하고 새로운 원심분리기 설치를 허용하는 핵 능력 상향 법안이 1차 투표를 통과했다.

한편 주요 외신들은 암살 사건이 이스라엘의 소행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친(親)이스라엘·반(反)이란’ 정책을 펴온 트럼프 대통령이 아닌 바이든 당선인이 미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며 이스라엘이 JCPOA 복원 가능성에 위기감을 느꼈다는 분석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미 대선 후 공개적으로 “이란의 핵 합의 복귀를 반대한다”고 한 바 있다.

이 가운데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오는 4일부터 중동 순방에 나선다. 강 장관은 바레인에서 중동 지역 안보 다자회의인 ‘마나마 대화’에 참석해 중동 국가들의 외교장관 및 고위급과 잇단 양자회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한국의 ‘중동 외교’가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중동 정세는 국제 원유 가격과 역내 인프라 사업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미국과 이란 간의 갈등이 지속될 경우 한국 경제에 미칠 충격도 상당할 전망이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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