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보고서 작성 때 조작 압력"…세계은행 직원들 폭로

입력 2020-12-25 08:34   수정 2020-12-25 08:39

중국이 세계은행의 연례 ‘기업 환경 통계’에서 좋은 점수를 얻으려고 세계은행 직원들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내부 감사 보고서가 나왔다.

세계은행이 자체 기업환경 보고서의 오류 등에 대한 감사에 나선 건 올해 초였다. 보고서의 신뢰성에 대한 직원들의 문제 제기가 잇따랐기 때문이다. 세계은행은 지난 8월 중국과 아제르바이잔,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4개국의 조작 가능성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밝힌 적이 있다.

이 결과 중국은 2017년, 다른 3개국은 2019년 보고서 작성 때 세계은행 측과 접촉해 각각 영향을 끼쳤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보고서는 세계은행이 매년 내놓는 기업 환경 조사로, 외국 기업을 유치하려는 각국 경쟁이 치열한 상황 속에서 큰 관심을 불러 모으는 자료다. 해당 국가에서 창업이 얼마나 쉬운지, 세금이 얼마나 낮은지, 대출 이용 가능성이 원활한지 등이 국가별 순위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이다. 작년 발표된 기업 환경 조사에선 뉴질랜드가 총 190개 국가 중 1위를 차지했다.

세계은행 감사 결과, 이 보고서를 작성하는 직원 15명 중 9명이 중국 등에서 직·간접적인 조작 압력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직원들은 처음 압력을 받았을 땐 보복이 두려워 이런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

예컨대 2017년 10월 중국의 세계 기업환경 순위는 78위로 발표됐는데, 이런 조작 점수를 반영한다면 85위로 7계단 하락하는 게 맞는다는 계산이다.

세계은행 감사 보고서는 “보고서 작성 과정에서 이해 관계자들의 압력이 효과적으로 관리되지 못했다”며 “보복 우려도 있었다”고 밝혔다. 세계은행 내 경영진의 잦은 인사 이동 등도 보고서 조작 압력을 받은 직원들이 이런 사실을 보고하기 어렵게 만들었다는 게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다.

앞서 폴 로머 전 세계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018년 “세계은행 보고서가 정치적 동기에 의한 왜곡 및 조작 압력에 취약하다”고 폭로한 적이 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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