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쿠팡도 하는 새벽배송, 이마트는 왜 못하나

입력 2021-01-05 17:47   수정 2021-01-06 00:34

국내 1위 대형마트 이마트는 ‘새벽배송’을 못 한다. 쿠팡도, 마켓컬리도, 네이버도 다 하지만 이마트는 할 수 없다. 전국 141개 점포를 통해 새벽배송을 할 수 있지만 ‘언감생심’이다. 현행 유통산업발전법이 대형마트 운영시간을 오전 10시~밤 12시로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문이 들어와도, 차량이 있어도, 운전기사가 있어도 못 한다. 한 달에 두 번 있는 의무휴업일에는 아예 주간 배송도 금지된다.

그룹 온라인 통합몰인 쓱닷컴도 새벽배송 주문이 밀려들어도 이마트 점포를 이용하지 못한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만든 게 쓱닷컴 전용 물류센터다. 수천억원을 들여 경기 김포와 용인에 세 곳을 지었다. 이런 사정은 롯데그룹도 마찬가지다. 통합몰인 롯데온으로 주문받아도 롯데마트를 이용하지 못해 ‘울며 겨자 먹기’로 전용 물류센터를 지어 새벽배송을 처리하고 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관계자들은 요즘 애를 태우고 있다. 외국계 업체도, 온라인 기업도 새벽배송으로 사세를 무섭게 키우고 있지만 ‘시대착오적 규제’에 묶여 게걸음을 할 수밖에 없어서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전통시장과 중소상인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유통규제법을 마련했지만 온라인 장보기가 일상화돼 있는 지금은 마트 규제의 효과 자체가 없다”며 “쿠팡, 마켓컬리 등 e커머스 업체 및 외국계 업체들과의 형평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마트 규제를 풀면 지방 소비자들이 큰 혜택을 볼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새벽배송 서비스는 대부분 수도권이 대상이다. 전국 단위 새벽배송을 하는 곳은 쿠팡뿐이다. 대형마트에서 새벽배송이 가능해지면 전국 단위 새벽배송 서비스가 늘어날 수 있다.

이런 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국회는 딴짓거리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에 온라인 배송을 허용하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은 20대 국회에 이어 21대 국회에서도 발의됐지만 계류 중이다. 오히려 규제를 더 강화해야 한다는 법안을 무더기로 쏟아내고 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여당 방침이 워낙 강해 점포 새벽배송을 허용해 달라고 요청할 엄두도 못 낸다”고 했다.

청와대와 여당이 조국 사태부터 부동산 정책, 검찰 개혁 등에서 힘만 믿고 설치다 지지율 하락이란 부메랑을 맞고 있다. 유통시장에서 현실을 무시하고 ‘거꾸로 입법’만 고집한다면 시장을 망치고 민심도 잃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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