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광물공사 눈물의 세일...참여정부 때 산 호주 광산도 판다

입력 2021-01-05 12:54   수정 2021-01-05 16:48

한국광물자원공사가 호주 와이옹 유연탄 광산 지분을 전량 매각키로 하고 입찰 공고를 냈다. 가급적 빠른 시일 안에 해외 사업을 매각하라는 정부 방침을 따르기 위해서다. 하지만 글로벌 탈(脫)석탄 흐름에 따른 헐값 매각 우려 등이 제기되면서 일각에서는 매각을 재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6년간 공들인 알짜 광산, '눈물의 매각'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광물공사는 지난달 30일 호주 현지법인이 갖고 있는 와이옹 유연탄 광산 지분 전량(82.25%)을 매각한다는 입찰 공고를 냈다. 법무법인 광장이 매각자문사를 맡았다. 광물공사는 "본건 매각 절차를 통해 SK네트웍스(8.5%) 경동(4.25%)이 갖고 있는 지분을 함께 매수할 수도 있다"고 했다. 입찰서류 제출 기한은 오는 4월 22일 오전 11시까지다.

호주 시드니에서 북쪽으로 80km 떨어진 와이옹 광산은 자원업계에서 '알짜 광산'으로 통한다. 양질의 유연탄이 12억t 매장돼 있으며 연간 생산량은 최대 500만t에 달한다. 뉴캐슬항과의 거리가 70㎞로 비교적 가까워 수출 및 운영 인프라도 잘 갖춰져 있다는 평가다.

한국은 광물공사를 필두로 26년간 와이옹 광산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을 쏟았다. 김영삼 정부 때인 1995년 10월 광물공사가 호주 주 정부로부터 탐사권을 획득한게 시초다. 노무현 정부 때인 2005년에는 광물공사가 글로벌 자원업체인 BHP의 지분 78%를 당시 1640만 호주달러(137억원 상당)에추가 인수해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인 2018년에는 주정부 개발허가 승인을, 2019년에는 연방정부 환경영향평가 승인을 얻었다.

이렇게 공을 들인 광산을 시장에 내놓은 이유는 광물공사 부채를 줄이기 위해 해외 자산을 전부 매각하라는 정부 방침 때문이다. 광물공사의 부채는 지난해 6월 말 기준 6조6517억원에 달한다. 2016년 완전자본잠식상태에 빠진 뒤에도 빚이 계속 늘고 있다. 광물공사는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의 암바토비 니켈 광산, 멕시코의 볼레오 동광 등도 계속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광물공사 관계자는 "정부의 해외 자산 매각 방침을 따르고 있다"고 했다.
업계 "헐값 매각 우려…우리가 갖고 있자"
와이옹 광산이 '알짜'긴 하지만 제값을 받고 팔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최근 글로벌 탈(脫)석탄 흐름이 가속화되면서 향후 석탄 수요가 기존 예상보다 감소할 전망이라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광물공사가 지난 6월에도 매각자문사를 선정하려 했지만 나서는 곳이 없어 입찰공고를 내기까지 시간이 걸렸다"며 "석탄 관련 사업 투자를 꺼리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만큼 매각 성사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와이옹 광산 매각을 서둘러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자원업계 관계자는 "해외 자원 개발에는 오랜 기간과 전문적인 기술 및 경험이 필요하다"며 "한국이 와이옹 광산 지분을 사들이고 채굴 허가를 승인받는데 20년 넘게 걸린 것만 봐도 알 수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자원도 없는 나라에서 10~20년 걸리는 국가 에너지 사업을 5년짜리 정권이 뒤집어서는 의미있는 성과가 나오기 어렵다"며 "와이옹 광산을 제값 받고 팔기는 어렵더라도 생산성은 충분한 만큼 우리가 직접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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