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서 걷은 세금 강북과 더 나누자"…1.6조 공동 재산세 논란

입력 2021-01-06 12:59   수정 2021-01-06 14:03


서울시민들이 내는 재산세를 25개 자치구에 어떻게 분배할지를 두고 갈등이 커지고 있다. 여당에서 서울시 재산세 공동과세 비중을 60%로 높이는 법안을 발의하자 강남구에 이어 송파구, 중구까지 잇따라 반발하고 나섰다.

6일 자치단체 등에 따르면 서양호 중구청장과 박성수 송파구청장은 최근 서울시 재산세 공동과세 비중을 상향하는 내용의 지방세기본법 개정안에 대한 철회 요청 의견을 국회에 제출했다. 정순균 강남구청장이 지난 달 말 법안 반대 서한문을 국무총리실과 행정안전부 국회 등에 발송한 데 이어 다른 구청장들도 반대 의견을 내고 있는 것이다.

이들이 반대하고 있는 법안은 지난 달 21일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의원 등 여당 의원들이 발의한 것으로, 서울시 자치구 간 재원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해 재산세 공동과세 비중을 현행 50%에서 60%로 확대하는 내용이다.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지역불균형이 더 커진 만큼, 강남 서초 송파 등 지방세수가 큰 자치구의 세금을 강북 도봉 중랑 등 재정이 열악한 자치구에 더 나눠주자는 취지다.

서울시는 2008년부터 자치구간 세입격차를 줄이기 위해 재산세 공동과세를 도입했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시행되는 공동과세로 인해 자치구가 구민들에게 부과한 재산세 중 절반을 서울시분으로 거둬들인 후 다시 25개 자치구에 균등하게 배분한다.

지난해 각 자치구들이 징수한 재산세(도시지역분, 지역자원시설세, 지방교육세 제외)는 총 3조950억원이다. 서울시는 이중 절반인 1조5400억원을 공동세로 걷었고 다시 각 구에 616억원씩 나눠줬다. 올해는 공동과세로 거둬들일 재산세가 더 늘어 1조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자치단체 관계자는 "25개 자치구 중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용산구 마포구 영등포구 중구 등 7개구는 서울시 공동과세로 인해 관내에서 거둬들인 세금을 다른 자치구로 나눠주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자치구들은 재산세 공동과세 확대가 지방차지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정순균 강남구청장은 "연 2000억원 넘게 다른 자치구를 위한 재원으로 기여하고 있다"며 "공동과세가 상향되면 자치구의 서울시 의존도를 높여 자생력이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남구, 서초구와 함께 재산세 부과규모 3위인 송파구도 공동과세율 상향은 불합리하다고 주장했다. 박성수 송파구청장은 "송파구는 서울시 자치구 중 가장 많은 67만 인구가 거주해 복지수요가 많고 구비 부담을 수반하는 정부와 시 사업이 증가하고 있다"며 "각기 다른 자치구의 현실을 외면하면 재정구조가 왜곡되고 자치재정권을 저해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단순히 비율을 조정해 분배하는 것은 지역불균형 해소를 위한 근본적 해결책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왔다. 서양호 중구청장은 "자치구간 세입을 무리하게 조정할 것이 아니라 현재 85%와 15%인 시세와 구세의 기형적 불균형부터 시정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여당에서 추진되고 있는 재산세 공동과세 비율 상향 움직임에 대해 난처한 상황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국회에서 진행되는 법안이기 때문에 시가 관여하기 어렵다"며 "자치구별로 입장이 첨예하게 다를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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