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자발적 감산'에 급등한 유가…"수요 약한데 상승세 과도" [원자재포커스]

입력 2021-01-06 15:09   수정 2021-02-05 00:30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들이 다음달부터 3월까지 원유를 당초 계획보다 덜 생산하기로 합의했다. 예정보다 적은 양이 원유시장에 풀린다는 소식에 국제 유가는 5%대 급등했다. 일각에선 이같은 상승세가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현지시간)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소속 13개국과 러시아 등 10개 주요 산유국의 연합체인 OPEC+가 원유 감산 관련 화상회의를 열고 2~3월 감산량을 합의했다”며 “OPEC+는 다음달엔 이달 대비 일평균 7만5000배럴을, 오는 3월엔 이달 대비 총 15만배럴을 덜 감산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다음달 기준으로는 기존에 예정됐던 감산량(일평균 580만배럴)보다 하루 132만5000배럴을 시장에 덜 내놓겠다는 합의다. 이달 일평균 720만배럴인 감산 규모가 다음달 712만 5000배럴, 오는 3월엔 705만배럴로 줄어든다.

OPEC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늘고 있고, 각국이 엄격한 봉쇄조치를 다시 늘고 나서면서 경제 회복세가 약해졌다”며 “불확실성이 증가한 만큼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OPEC+은 지난 4일부터 이틀간 열린 회의에서 러시아와 카자흐스탄에만 증산을 허용하기로 했다. 러시아와 카자흐스탄은 오는 2~3월 각각 매달 산유량을 일평균 6만5000배럴, 1만배럴씩 늘린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이 두 나라는 다음달부터 OPEC+가 전월대비 최소 50만배럴은 증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를 필두로 이라크, 아랍에미리트(UAE), 알제리 등은 최소 두달은 720만배럴 수준 감산규모를 유지해야한다고 맞서면서 회의가 난항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OPEC+는 참석국간 만장일치 합의가 관례라서다.

OPEC 좌장국 격인 사우디는 다음달부터 두달간 일평균 100만배럴을 자발적으로 추가 감산하기로 했다.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장관은 “사우디 경제와 국제 원유시장을 지원하는 결정”이라며 “변종 코로나19 발생 등 불확실성이 높고 원유 수요가 취약하기 때문에 신중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OPEC+는 작년 4월부터 대규모 원유 감산을 하고 있다. 코로나19 타격에 경제 활동이 줄어 원유 수요가 폭락했기 때문이다. 작년 5~7월엔 2018년 10월 산유량 대비 일평균 970만배럴을 감산했다. 코로나19 이전 세계 원유 수요의 10% 수준을 줄인 셈이다. 작년 8~12월엔 하루 770만배럴을 덜 생산했다.

OPEC+는 당초 이달부터는 일평균 580만배럴만 감산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지난달 회의에서 감산 규모를 기존 대비 50만배럴만 줄인 일평균 720만배럴로 결정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잡히지 않는 와중에 하루 200만배럴을 증산하면 유가가 확 내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OPEC+는 오는 4월 이후 산유량은 오는 3월4일 화상회의에서 결정할 계획이다.

이날 국제유가는 5%대 급등세를 보였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근월물은 전 거래일 대비 4.9%(2.31달러) 오른 배럴당 49.9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엔 작년 2월 이후 최초로 배럴당 50달러선을 넘기도 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선 북해산 브렌트유가 전 거래일 대비 5% 가까이 오른 배럴당 53.7달러에 거래됐다.

오후 3시 기준 WTI는 배럴당 50.06달러에, 브렌트유는 배럴당 53.9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일각에선 OPEC+ 발표 이후 유가 상승세가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원유시장 공급 긴축에 대한 낙관론이 시장에 퍼져 원유 선물가격이 최근 수개월내 최고 수준”이라며 “그러나 각종 기술 지표를 따져보면 상승세가 지나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수요 약세도 원유시장 펀더멘탈이 약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OPEC+이 기존 계획 대비 감산량을 확대한 이유는 사우디 등이 최근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 중인 아시아를 비롯해 전 세계 에너지 소비가 상당히 둔화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이달과 다음달 세계 원유 수요 전망치를 지난달 내놓은 일평균 9350만배럴에서 일평균 9250만배럴로 100만배럴 하향 조정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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