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의 울창한 숲…알고 보니 의성 산보다 더 큰 '쓰레기 산'

입력 2021-01-10 13:16   수정 2021-01-10 13:32


경기도 평택시에서 산업단지를 개발하던 중 수십년 전에 묻혔던 대규모 쓰레기산이 나타나 폐기물 처리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10일 평택시 등에 따르면 최근 평택 브레인시티 산업단지 조성과정에서 과거 쓰레기 매립지(도일동 217-13)였던 토지 일부가 공사과정에서 드러났다.

흙으로 뒤덮여 있어 겉으로는 일반 야산(임야)으로 보이는 이곳엔 약 26만t 규모의 생활폐기물이 매립돼있다. 외신에 보도되면서 국제적 이슈가 됐던 경북 의성의 대규모 쓰레기산(19만t)보다도 많은 양이다.
과거에 버린 쓰레기, 처리는 누가
지역주민들에 따르면 이곳엔 폐기물관리법이 제정되기전인 1980년대 분리수거가 되지 않은 혼합쓰레기들이 버려지다가 오랜기간 방치됐다. 흙으로 가려진 탓에 처리되지 않고 잊혀져 있었던 것이다.

주민 최모씨(65)는 "해당 부지는 평택이 과거 송탄시일때 생활쓰레기를 비위생적으로 매립하는 곳이었다"며 "원래는 산과 산 사이 계곡이 있었는데 (쓰레기를) 이곳에다 버리다 보니 현재는 계곡이 없어지고 산처럼 됐다"고 말했다.

인근에 거주하는 김모씨(51)는 "쓰레기 더미를 받치고 있는 구조물 밑에는 침출수가 고여있고 비오는 날에는 이 침출수가 흘러내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폐기물로 인한 환경 피해가 있을 경우 우선 소유자가 처리하고 이후 투기자를 찾아 구상권을 청구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진실 변호사(법무법인 진앤리)는 "폐기물을 버린 자를 특정할 수 없고 폐기물로 인해 오염이 심하게 되고 있으면 통상적으로 소유자가 치우고 나중에 버린자를 찾아 구상청구를 한다"고 했다.
"건드리지 않으면 문제없어"
평택시 측은 2013년 경기도로부터 사후관리 종료 처분을 받아 더 이상 환경오염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평택시 관계자는 "그 부지를 건드릴 경우 발생한 쓰레기는 개발자가 처리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을 맡은 평택도시공사 측은 "쓰레기 매립지 일부가 부지에 포함된 것은 맞지만 해당 부분은 부지 경계부분이라 건드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환경전문가들은 "공사 중 발견된 페기물은 사후관리 종료가 됐더라도 꺼내서 분류한 뒤 처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산업단지가 조성된 뒤 환경문제가 발생할 경우 입주기업에 피해가 갈 가능성이 있고 공사가 마무리된 이후엔 쓰레기 처리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위생 매립지의 경우 사후관리 종료 처분을 받으면 관리가 불필요하지만 해당 부지같은 비위생 매립지일 경우 일부라도 개발하고자 한다면 매립지 실태를 조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해당 부지에 일부라도 개발작업이 이뤄진다면 쓰레기를 처리해야 한다"며 "지반 안정성 등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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