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철 정동극장 대표 "시즌제·실감형 공연…과감한 변화 계속할 것"

입력 2021-01-13 17:05   수정 2021-01-13 23:52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상설 전통공연을 주로 선보였던 정동극장에 대대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2019년 8월 김희철 대표가 취임하면서다.

매번 똑같은 패턴으로 올리던 상설 공연을 없앴다. 국내 관객들도 즐겨 볼 수 있는 새로운 레퍼토리를 개발했다. 장르도 다변화해 전통공연뿐 아니라 뮤지컬, 연극, 무용 등도 선보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이뤄진 공공극장의 변화에 호평이 이어졌다. 외국인 대상의 공연만 계속했다면 코로나19 확산으로 극장 문을 아예 닫았어야 했지만, 이런 최악의 상황도 피할 수 있었다. 과감한 변화로 위기를 극복한 김 대표를 만났다.
새해 라인업 100% 자체 제작
정동극장은 올해 처음 시즌제를 도입해 올해 공연할 프로그램을 한꺼번에 공개했다. 김 대표는 “새해에 공연할 작품들을 묶어 패키지 티켓을 판매하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더 중요한 건 정동극장이 가진 고정된 이미지를 바꾸기 위한 시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장르 다변화 등 내부적인 변화를 더 많은 관객에게 알리고 싶었다”고 했다.

“그래서 시즌제 명칭 사내 공모전도 진행했죠. ‘헬로 정동’이란 이름으로 결정됐는데 관객들에게 정동의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브랜드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올해 라인업에 포함된 작품은 13편. 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를 시작으로 연극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 유니버설발레단과 함께하는 ‘챔버시리즈’, 정동극장 예술단의 ‘시나위, 夢(몽)’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선보인다. 민간 단체와 공동제작하는 작품을 포함해 모두 정동극장 자체 제작으로 진행된다.

국공립과 민간을 불문하고 대부분의 공연장은 자체 제작 공연보다 외부 단체에 장소만 빌려주는 대관 공연 비중이 높다. 100% 자체 제작을 내세운 정동극장은 새로운 제작 극장의 탄생을 예고했다. 김 대표는 “정동극장이 어떤 역할을 할지, 어떤 정체성을 가져야 할지 많은 고민을 했다”며 “제작에 특화된 공공극장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통극에 VR 등 첨단기술 접목
국내 아티스트들과 협업에도 적극 나섰다. 배우 정영주가 처음 제작을 맡은 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 배우 양준모가 제작하는 뮤지컬 ‘포미니츠’를 잇달아 올린다. 오는 22일 개막하는 ‘베르나르다 알바’는 코로나19 여파에도 1차 티켓 예매가 시작되자 빠르게 매진됐다. 김 대표는 “작품을 올리고 싶은 아티스트들이 언제나 정동에 와서 마음껏 꿈을 펼치길 바란다”며 “새로운 아티스트와 작품이 인큐베이팅 되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어려움에 처한 아티스트들을 위한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지난해 2월 공연 일부가 취소됐던 ‘적벽’ 출연진과 스태프들에겐 전면 보상을 해줬다. 공연 연습이 시작되기도 전에 중단됐던 ‘판’ 공연 참가자들에게도 계약금을 지급했다. 그는 “정동극장이 보상해줄 법적 의무가 없는 경우에도 아티스트들이 생계를 잇고 공연을 지속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파격적인 실험도 진행할 예정이다. 실감형 콘텐츠로 구성한 새로운 형태의 공연을 오는 10월 올릴 예정이다. ‘소춘대유희’라는 전통극에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첨단기술을 접목해 정동극장 예술단이 선보인다. ‘소춘대유희’는 최초의 근대식 극장이었던 원각사 복원의 의미와 정신을 계승해 설립된 정동극장의 뿌리를 탐색하는 공연이다. 김 대표는 “과거, 현재, 미래가 한데 어우러져 조화를 이루는 공연으로 만들기 위해 창작진과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면서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도 유통해 정동극장의 대표 공연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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