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3000을 훌쩍 넘어서면서 살 만한 종목이 없다는 말이 나온다. 대부분의 업종에 순환매가 유입되면서 저평가 종목이 많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큰손’들은 아직도 기회가 있다고 강조한다. 우선주가 대표적이다. 최근 삼성전자 우선주는 보통주의 90% 수준까지 주가를 따라잡았다. 자산운용사들은 다른 우선주도 차이를 좁힐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올 들어 우선주 상승폭이 보통주를 넘어서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이날 증시에서도 같은 현상이 관찰됐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대부분 떨어졌지만 우선주는 하락폭이 보통주의 절반에 그쳤다.
삼성전자는 보합으로 마감한 반면 우선주는 0.25% 상승했다. 현대차는 보통주가 3.28% 떨어졌지만 우선주(현대차우)는 0.83% 하락하는 데 그쳤다. LG화학, 삼성전기, 아모레퍼시픽도 우선주 성과가 더 좋았다. 대부분 보통주와 우선주의 차이가 큰 종목들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6개월간 배당주펀드에서 2조9225억원이 순유출됐다. 같은 기간 가치주펀드에서도 1조8142억원이 빠져나갔다. 한 운용사 대표는 “현대차 기준으로 보통주 대비 우선주 주가 비율은 70% 수준이지만 지금은 50%까지 떨어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보통주가 우선주보다 높은 것은 경영권 프리미엄과 거래량 때문이다. 경영권에 통상적으로 20%의 프리미엄이 부과됐다. 거래량이 적은 우선주에는 ‘디스카운트’가 적용됐다. 최근 유동성이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거래량에 따른 할인율이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개인 투자자가 주주총회에 가서 의결권을 행사하는 경우는 드물다”며 “배당도 더 주고 주가 상승폭도 큰 우선주가 투자에 더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운용사들은 현대차 우선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최근 들어 현대차가 적극적인 주주 친화 전략을 약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준철 VIP자산운용 대표는 “현대차가 주주 가치를 제고하는 상황에서 지금처럼 차이가 벌어질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날 종가 기준 보통주 대비 현대차우의 비율은 48% 수준이다. 현대차2우B와 현대차3우B는 이 수치가 각각 43%, 42%다. 또 다른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현대차 우선주가 보통주 대비 70~80%까지는 올라가야 적정 가치를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도주의 우선주가 유망하다는 분석도 있다. 현대차를 포함한 LG화학, LG전자, 삼성전기가 그 사례다. 이들 종목은 우선주 주가가 보통주의 40~50% 수준에 머물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보통주 대비 우선주 주가가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이들 종목은 주도주로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주에 투자할 경우 보통주와의 차이를 좁히면서 ‘꿩 먹고 알 먹기 식’ 투자를 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단기에 급등한 보통주 대신 우선주에 투자하는 게 안정성 측면에서 더 유리하다는 의견도 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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