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사는데 '영끌' 주식열풍에 '빚투'…가계빚 1년새 101조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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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1-14 17:23   수정 2021-01-22 17:58

집 사는데 '영끌' 주식열풍에 '빚투'…가계빚 1년새 101조 늘었다


가계·기업이 은행에서 빌린 차입금 총액이 지난해 말 기준으로 2000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과도한 부채 규모가 실물경제에 악영향을 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보험·증권·카드·저축은행 등 다른 금융회사에서 빌린 돈과 기업들의 회사채 등 자본시장 조달액까지 포함하면 가계·기업의 부채는 4000조원을 웃도는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총생산(GDP)의 두 배 수준에 달하는 규모다. 이처럼 ‘육중한 빚더미’는 여러 경로를 거쳐 실물경제에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가계·기업·정부 부채 5000조원 육박

한국은행은 14일 은행의 가계대출(988조8000억원)과 기업대출(976조4000억원) 잔액은 작년 말 기준으로 모두 1965조2000억원으로, 2019년 말보다 207조9000억원 늘었다고 발표했다. 연간 증가폭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다른 금융기관 차입금 등을 고려하면 가계와 기업 대출 규모는 이보다 훨씬 크다. 가계부채는 보험·카드·증권사 등의 대출, 신용카드 할부액을 비롯한 판매신용 등을 모두 합치면 작년 3분기 말 1940조6000억원에 달했다. 사상 처음 명목 GDP 수준을 넘어섰다. 작년 3분기 명목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전년 동기 대비 7.4%포인트 상승한 101.1%를 기록했다.

은행 대출과 회사채 발행액 등을 모두 포함한 총 기업부채는 작년 3분기 말 2133조7000억원이었다. 이에 따라 가계부채와 기업부채를 합친 민간부채는 약 4074조3000억원으로, 명목 GDP 대비 211.2%에 달했다. 2018년 말(187.4%) 2019년 말(197.1%)에 이어 작년 들어 200%를 돌파했다.

여기에 국가채무(2020년 말 기준 846조9000억원)를 합치면 국내 모든 경제주체의 부채 총액은 5000조원에 육박한다. 명목 GDP 대비로는 250%를 웃도는 수준이다.
빚으로 버틴 자영업자
지난해 가계 빚이 급증한 것은 주식·부동산을 사들이기 위해 전방위에서 차입금을 조달한 영향이 컸다. 우선 뛰는 집값을 마련하기 위해 차입금 조달을 늘렸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3.3㎡당 4033만원으로 2019년 12월(3352만원)보다 20.3%(681만원) 상승했다. 집값이 뛰면서 가계의 부동산 매매 금액도 폭증했다.

주식을 사들이려는 자금 수요도 컸다. 개인투자자는 지난해 유가증권시장에서만 47조4884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공모주 시장도 가계 뭉칫돈을 빨아들였다. 작년 6월과 8월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 과정에서 30조9889억원, 57조5543억원의 증거금이 몰렸다.

코로나19 사태는 기업과 자영업자의 부채를 확대시켰다. 매출 감소로 부족해진 운영자금을 마련하거나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비해 현금을 쌓아두려는 수요가 늘었다.
민간부채, 실물경제 회복 암초 되나
전문가들은 불어난 가계·기업부채가 한국 경제의 복병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제결제은행(BIS)은 명목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80%를 넘으면 경제성장률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한다. 대출원금·이자 상환 부담이 커지면 그만큼 가계가 씀씀이를 줄이기 때문이다.

가계·기업부채의 부실화 우려도 크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코로나19 사태 직후 금융지원 대책을 내놓으면서 한계기업과 취약계층의 대출 연체율이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금융지원이 끊기면 일부 가계·기업 부채가 부실화하면서 금융시스템과 GDP에 충격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인실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금융당국이 자산 거품과 불어난 부채에 대해 세밀히 점검하고 규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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