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가격 4배 뛰자 韓·中·日 쟁탈전…일본은 '위기' [정영효의 일본산업 분석]

입력 2021-01-15 08:36   수정 2021-01-15 08:48



아시아 지역의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한 달새 4배 가까이 급등하면서 한국과 중국, 일본이 LNG를 먼저 차지하려는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세계 최대 LNG 수입국인 일본이 수세에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1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LNG 아시아 현물가격은 이달 중순 100만BTU(열량단위) 당 30달러(약 3만2880원)를 돌파했다. 지난달 초 8.065달러에서 한달 새 4배 가까이 뛰었다.
미국의 천연가스 가격은 3달러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움직이고 있지만 아시아 지역만 거래가 시작된 2009년 이후 최고치를 연일 갱신하고 있다.

아시아 지역의 LNG 가격이 국지적으로 급등한 건 우리나라와 중국에 몰아닥친 기록적인 한파로 인해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과 중국의 산업구조 변화라는 중장기적인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미쓰비시상사 관계자는 "새로운 LNG 물량이 입찰에 나오면 중국은 물론 석탄화력발전에서 LNG화력발전으로 전환하는 한국까지 뛰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경제성장과 탈석탄화를 동시에 추진하는 중국이 석탄보다 이산화탄소를 적게 배출하는 LNG 매입규모를 크게 늘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과 중국이 LNG 쟁탈전에 가세하면서 수세에 몰리는 건 일본이다. 일본은 전세계 LNG의 20%를 수입하는 세계 최대 수입국이다. 중국의 부상으로 수년 내 세계 최대 큰손 지위를 내줄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최대 수입국 지위를 내주면 LNG 물량 확보 및 가격협상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는게 일본 산업계의 우려다.

2020년 1~11월 중국의 LNG 수입량은 5950만t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 늘었다. 일본은 6670만t으로 5% 감소했다. 중국의 12월 수입량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0% 늘어난 800만t으로 월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 및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폭발 사고 이후 일본은 원전 비중을 크게 줄이는 대신 LNG발전 비중을 40%까지 늘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수요감소를 예상한 일본 전력회사들이 LNG 재고를 크게 줄인 것도 뒤늦게 물량 확보에 나선 일본이 고전하는 이유다.

일본의 종합상사들이 물량이 넉넉한 미국에서 LNG를 들여오기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이번에는 LNG운반선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운반선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호주에서 일본으로 오는 LNG운반선의 운임이 100만BTU 당 1.45달러로 1개월새 50% 넘게 올랐다.

LNG 가격이 치솟으면서 우리나라에서는 전기요금이 급등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수입단가가 오르면 한국가스공사가 적자를 감수하지 않는 한 요금을 올릴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일본 종합상사 관계자는 "LNG 품귀현상이 해소되는데 1~2개월 가량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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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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