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한 어머니…출생신고 안된 9살 딸 살해 후 직접 신고

입력 2021-01-16 18:46   수정 2021-01-17 04:05

인천에서 처지를 비관해 9살 딸을 살해하고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40대 어머니가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 미추홀경찰서는 살인혐의로 40대 A씨를 긴급체포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15일 오후 3시27분께 A씨는 119에 전화해 "딸이 죽었다"며 신고했다.

A씨는 미추홀구 문학동의 한 주택에서 화장실 바닥에 이불과 옷가지를 모아놓고 불을 지른 뒤 흉기로 자해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들에게 붙잡혔다. A씨는 연기를 흡입하는 등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았으며 퇴원과 동시에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방안 침대 위에 놓여진 A씨의 딸인 9살 B양은 숨진 상태였다. B양의 시신은 부패가 시작된 상태로 알려졌다. B양은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미취학 아동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B양의 사망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 부검을 의뢰했다.

A씨는 경찰에서 "법적 문제로 딸의 출생신고를 할 수 없었고 올해 3월 학교에 입학시키려 했다"며 "생활고를 겪게 되면서 처지를 비관해 딸을 살해하고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고 진술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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