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만의 위기로 끝나지 않아"…패닉에 빠진 경제계

입력 2021-01-18 17:14   수정 2021-01-19 01:28

“한국에서 기업 경영을 하는 게 이렇게 어렵다는 사실을 알게 해준 날입니다.”

10대 그룹 계열사의 최고경영자(CEO)는 18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결과를 보고 한숨을 쉬었다. 주요 경제단체장들이 잇따라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제출했음에도 재판부가 실형을 선고한 데 대해 충격을 받았다는 CEO도 있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날 논평을 내고 “이 부회장의 실형을 선고한 이번 판결로 인해 삼성그룹의 경영 공백이 현실화된 것에 대해 매우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또 “코로나19 등으로 경제적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큰 상황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의 경영 공백이 불가피해졌다”고 지적했다. 경총은 “경영 공백으로 중대한 사업 결정과 투자가 지연되면서 경제산업 전반에도 악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향후 삼성그룹의 경영 차질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정책적·행정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한국무역협회는 “이 부회장은 코로나발 경제위기 속에서 한국 최고 수출기업의 리더로서 중심적인 역할을 해왔다”며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해 산업계가 힘을 모아 세계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려는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시점에 삼성의 경영 차질이 우려스럽다”고 호소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도 이번 판결에 대해 삼성뿐만 아니라 한국 경제 전체가 어려움에 빠질 가능성이 있어 우려스럽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정구용 한국상장사협의회 회장은 “이번 판결로 삼성전자의 경영 불확실성이 지속되면 수많은 중견·중소기업도 어려워진다”며 “이 부회장에 대한 유죄 선고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일부 전자업계 협력업체는 이 부회장의 재수감이 가져올 파장을 점검하기 위한 비상 회의를 열기도 했다. 경영계에서는 이번 판결을 계기로 기업들이 앞으로 과감한 의사결정을 하기보다 방어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그 결과 한국 경제의 활력이 떨어질지 모른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앞서 이 부회장이 경영에 매진할 기회를 달라고 재판부에 탄원서를 낸 경제계 인사들도 허탈하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지난 15일 “그동안 이 부회장을 지켜본 사람으로서 이 부회장과 삼성이 사회에 끼치는 영향력을 생각할 때 이 부회장에게 기회를 주기를 바란다”며 탄원서를 제출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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