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분사' 반대표 던지더니…국민연금이 판 뒤 LG화학 60%↑

입력 2021-01-21 15:23   수정 2021-01-29 18:32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가 시장 분위기와 정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주주 가치 훼손을 이유로 LG화학의 분할을 반대하고,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인수에 반기를 들었지만 두 기업의 주가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주주들은 큰 이익을 봤다. 시장의 안정을 도모하는 대신 급등하는 종목을 사고팔다 손해를 보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LG화학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은 작년 10월 30일 배터리 부문 분사에 반대표를 던졌다. “분할 계획 취지에는 공감하나 지분가치 희석 등 주주가치 훼손이 우려된다”는 이유였다. 당시 국민연금은 LG화학 지분 10% 이상을 보유한 대주주였다.

앞서 국민연금은 작년 10월 5일부터 30일까지 총 33만7346주를 팔아치웠다. 지분율로 0.43%에 해당한다. 대량으로 매물이 나오면서 주가도 10월 한 달간 10% 가까이 하락했다. 하지만 안건이 통과되자 주가는 급등세로 전환했다. 작년 11월 초부터 주가는 60% 이상 상승했다. 국민연금 판단과 달리 시장은 배터리 사업부 분사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볼 수 있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인수 안건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지난 6일 국민연금은 아시아나 인수자금 마련을 위한 정관변경 안건(대한항공)에 반대표를 던졌다. 이때도 국민연금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대한항공의 주주가치가 훼손된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하지만 안건이 통과된 이후 주가는 상승세다. 21일까지 17% 올랐다. 시장은 양사의 합병을 부담이 아니라 아시아 3위 대형 여객사의 탄생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급등하는 종목에 단기로 투자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LG화학이 대표적이다. 국민연금은 지난달 1일 LG화학 1만1830주를 평균단가 80만9768원에 매수했다. 당일 7833주를 매수가보다 낮은 80만7959원에 팔아치우며 손해를 봤다. 이같이 비싸게 사서 싸게 파는 매매를 12월에만 여섯 번 반복했다. 평균 매수단가는 81만8231원, 매도단가는 82만5696원이었다.

개별 종목의 매매에 대해 국민연금은 위탁운용사들이 하기 때문에 관여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2019년 11월에는 위탁운용사에 보유 주식분에 따른 의결권도 위임하기로 했다. 하지만 필요에 따라 의결권을 회수해 직접 주주권을 행사하고 있어 이중적이라는 비판도 일각에서 나온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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