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미래화폐가 될 수 있을까

입력 2021-01-25 09:01  


‘학생은 비트코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요?’

대학입시 수시면접 때 이런 질문을 받는다면 학생들은 어떻게 대답해야 할까? 학교 공부만 열심히 해서 비트코인이라는 말 자체를 들어본 적이 없는 학생이라면? 우물쭈물하다가 시간이 다 지나고 만다. 반면, 학교 경제 동아리에서 친구들과 비트코인과 관련한 한국경제신문 기사를 스크랩하고 토론을 해본 학생이라면? “빙고! 꿀 빠는 질문이 나왔네.”

면접위원의 질문은 학생에게 비트코인을 기술적으로 설명해보라는 것이 아니다. 비트코인에 구체적으로 어떤 기술이 쓰였는지 면접위원도 잘 모를 수 있다. 면접위원이 물어보고자 하는 내용은 이를테면 이런 것이다. 비트코인이 암호화 화폐라고 하는데 화폐인가? 화폐라면 중앙은행이 발행하도록 돼 있는데 민간이 화폐를 발행할 수 있는가? 비트코인을 내면 피자를 준다는데 어떻게 그렇게 되는가? 화폐가 아니라면 그것은 무엇인가? 왜 비트코인 가격은 급등하고 급락하는가? 이에 대한 생각을 말해보라는 것이다. 이 중 하나만 제대로 대답해도 면접위원은 고개를 끄덕이고 점수를 줄 것이다.

비트코인을 만든 사토시 나카모토(누군지 아직도 모른다)는 이런 질문들을 심각하게 생각했던 천재인 듯하다. 그는 새로운 화폐를 구상했다. 화폐를 필요에 따라 마구 찍어내는 중앙은행 대신 총 공급량을 2100만 개로 고정한 비트코인을 발행하겠다는 괴팍한 생각을 했다. 그는 비트코인으로 거래하는 네트워크, 즉 시스템을 만들어냈다. 그것이 바로 블록체인이다. 컴퓨터에 운영체제(OS)가 있듯이 비트코인 거래에도 운영체제가 필요했던 것이다.

지금 비트코인은 많은 논란에 휩싸여 있다. 발행 주체가 불확실하다. 종이돈은 정부와 중앙은행이 그나마 지급을 보증하지만 비트코인은? 개발자인 사토시는 이 질문에 역으로 질문한다. “정부가 찍은 돈이 휴지조각이 되기도 하는데 정부 보증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 우리가 돈이라고 믿고 쓰면 돈이 된다는 것이다. 옛날 사람들이 돌과 조개를 화폐로 썼듯이. 그래도 사람들은 돈에 대한 고정관념 때문에 불안해 한다.

요즘 투자자들은 비트코인을 사려 한다. 또 어떤 사람은 비트코인으로 쇼핑과 거래를 하기도 한다. 한국 정부는 비트코인을 화폐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금융상품으로도 인정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디지털 문화에 익숙한 개인들은 비트코인으로 무엇인가를 하려 한다. 이 갈등의 승자는 어느쪽일까?

고기완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dad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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