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친환경에너지 자족도시되나…'주유소 지역발전' 추진

입력 2021-01-22 16:19   수정 2021-01-22 16:27


서울시가 시내 곳곳에 위치한 주유소를 기반으로 친환경 에너지 지역발전 사업을 추진한다. 주유소에서 태양광과 수소를 이용한 신재생 에너지를 생산해, 자동차 충전 뿐 아니라 인근 지역에 전력을 공급하겠다는 복안이다. 다만, 겹겹이 쌓인 전력시장 규제를 뚫어야 해 사업 추진에 난항이 예상된다.
SK주유소에 태양광 발전설비·수소연료전지 설치해 전기 공급
22일 서울시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SK에너지와 손잡고 서울 시내 주유소를 소규모 지역발전 거점으로 만드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20일 양측은 업무협약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서울시는 시 전역에 위치한 주유소를 소규모 지역발전 기지로 활용하면 인근 상가나 가정에 신재생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SK에너지는 올 상반기 중 직영 주유·충전소 7곳에 총 144kW 규모의 태양광 발전설비를 준공하는 데 이어 147곳의 자영 주유·충전소까지 설비를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또 수소를 통해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연료전지 발전기를 주유소에 설치하는 사업도 단계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전기차와 수소차의 연료 뿐 아니라 인근 지역 전기를 공급하기 위한 용도다.

서울시가 이 같은 사업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전국 꼴찌 수준인 전력자립도(전력소비량 대비 전력생산량)를 높이기 위한 목적도 있다. 서울시의 전력자립도는 2019년 기준 3.92%로, 지방자치단체 중 대전(1.78%) 다음으로 낮다. 서울의 발전량은 1847GWh에 불과한데 소비량은 4만7167GWh에 달해 충청도나 인천 등 다른 지역에서 전력을 끌어오는 상황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에선 대규모 발전부지를 확보하기 어렵다”며 “기존 주유소를 거점으로 친환경 에너지를 생산해 소규모 지역발전 공급망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전기판매사업 장벽 등 규제 풀어야
하지만 이 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선 에너지 관련 규제들을 풀어야 한다. 현행 전기사업법상 태양광 발전사업자는 전기차 충전사업이나 전기 판매사업을 할 수 없다. 동일 사업자가 두 종류 이상의 전기사업을 할 수 없게 규정돼 있어서다. 전기판매사업은 한국전력이 독점하고 있다.

주유소에서 태양광으로 전기를 만들었다 하더라도 한국전력에 전기를 판매한 뒤 한전 변압기를 거쳐 인근지역에 전력을 공급하거나 전기차 충전을 해야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행법에선 민간 발전사업자들은 다양한 곳에 전기를 공급할 수 없고 가격결정권도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전체 에너지 판매 시장에 대한 진입장벽을 한꺼번에 허무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일정규모 미만의 태양광 전력에 대해 판매를 허용해주는 ‘핀셋 규제 완화’를 건의하면 승산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유소에 설치할 수 있는 시설이 일일이 열거돼있는 위험물안전관리법도 풀어야한다. 단순한 수소충전기가 아닌 발전기능이 있는 수소연료전지는 주유소 설치가능 시설 목록에 없는 상황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정부에 친환경에너지 보급을 막는 규제를 개정해달라고 건의할 것”이라며 “우선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실증사업을 한 뒤 단계적으로 사업을 확대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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