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예금서 지난달 16조 이탈…증시로 '머니무브' 지속

입력 2021-02-01 17:07   수정 2021-02-09 18:22

5대 은행 예·적금이 1월 한 달 새 6조원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7조5000억원이 빠져나간 데 이어 잔액이 지속적으로 이탈하는 모양새다. 대표적인 부동자금으로 불리는 요구불예금도 한 달 새 10조원가량 감소했다. 은행 예금을 빼내 주식시장으로 이동하는 개인들의 움직임이 새해에도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5대 은행에서만 6.2조원 예·적금 깨
1일 신한 국민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에 따르면 이들 은행의 지난달 말 정기예금 잔액은 626조8920억원이었다. 지난해 말 대비 5조5156억원 줄어든 수치다. 정기적금은 같은 기간 6722억원 줄어든 40조6488억원을 기록했다. 한 달 새 5대 은행에서만 6조1878억원의 예·적금이 빠져나간 셈이다.

지난해 말에도 예·적금이 크게 빠져나간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감소폭이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지난해 12월 예금 잔액은 632조4076억원으로 전월(639조8841억원) 대비 7조4765억원 줄었다. 적금도 같은기간 1067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당시 예·적금 모두 감소폭이 지난해 6월 이후 가장 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6월 예·적금이 한꺼번에 빠진 건 6·17 부동산 대책 전후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는) 부동산 매수세가 몰렸기 때문”이라며 “지난해 12월과 올 1월에 특별한 정책 변화가 없는데도 큰 폭의 감소세가 이어지는 것이어서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요구불예금의 이탈도 심상치 않다. 지난달 말 5대 은행의 요구불예금은 637조8555억원으로 전달 대비 9조9840억원 줄었다. 지난해 12월엔 한 달 만에 요구불예금이 16조567억원 불어났었다. 연초 요구불예금이 줄어드는 경향이 일반적이지만 예상보다 감소 폭이 크다는 게 업계 얘기다. 한 은행 관계자는 “1월에는 12월 말 결산 이후 추가적인 자금 수요가 생기는 기업이 많기 때문에 통상 요구불예금 잔액이 줄어든다”면서도 “이번에는 기업 자금 수요가 특별히 늘어나지 않았는데도 개인의 요구불예금이 줄어들면서 감소폭이 더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달 요구불예금 감소폭은 지난해 1월(7조4399억원)보다 2조5000억원가량 더 많았다.
금리 만족 못해…“증시 올라타자”
새해 증시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은행에서 증시로 ‘머니 무브’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다소 주춤하기는 했지만, 코스피지수가 한때 3200을 돌파하는 등 새해 증시는 활황세를 이어갔다. 초저금리가 지속되면서 예·적금 금리가 낮아진 것도 직접투자 수요에 불을 지폈다. 현재 1년 만기 기준 은행 정기예금은 대부분 금리가 연 0~1%대다. 1억원을 넣어도 한 해 이자로 100만원을 받기 어려운 셈이다.

이 때문에 지난달 말 급락장에도 개인투자자들이 투자 비중을 더 높이는 등 ‘동학개미운동’은 더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1월 한 달간 개인의 주식 순매수 규모는 26조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개인의 대규모 순매수에도 불구하고 증권사의 투자예탁금은 지난달 29일 68조171억원을 기록, 한 달 새 2조5000억원 늘었다. 그만큼 은행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대거 이동했다는 분석이다.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월 한 달간 1조5918억원 늘어난 135조2400억원을 기록했다. 잔액이 줄었던 작년 12월(전달 대비 444억원 감소) 이후 다시 증가세로 전환된 것이다. 그러나 역대 최대 규모로 잔액이 늘었던 지난해 11월(전달 대비 4조8495억원 증가), 10월(2조4563억원)보다는 증가폭이 적었다. 신용대출을 조이려는 금융당국의 방침에 은행들이 잇달아 대출 한도를 축소하고 금리를 높였기 때문이다.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 등을 포함한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전달 대비 4조2198억원 늘어난 476조3679억원을 기록했다. 전달(3조1824억원)에 비해 증가폭이 소폭 확대됐다.

정소람/김대훈/오현아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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