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주기 통로'로 전락한 아동수당

입력 2021-02-03 17:14   수정 2021-02-04 00:58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일 국회 연설을 통해 아동수당 확대를 주장하고 나서자 재정당국은 곤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코로나19 사태 대응을 위해 돈을 풀면서 재정여력이 소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현재 만 7세 미만에 월 10만원씩 지급하는 아동수당 지급 대상을 만 18세까지 지급하자고 주장했다. 아동수당 확대 주장은 이 대표뿐만이 아니다. 정치인들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아동수당 지급대상 확대 및 지급액 증액 주장을 해왔다. 아동수당이 정치인들의 표를 얻기 위한 퍼주기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아동수당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으로 2018년 9월 도입됐다. 초기에는 소득 상위 10%를 제외한 만 6세 미만 아동에게 지급했지만, 2019년부터 소득에 관계없이 모두 지급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2020년부터는 지급 대상이 만 7세 미만까지 확대됐다. 이 과정에서 관련 예산은 크게 늘었다. 국비를 기준으로 2018년 7096억원이던 것이 2019년 2조1627억원으로 뛰었고 2020년에는 2조2833억원으로 불어났다.

아동수당 지급 대상 확대 주장은 제도 도입 초기부터 제기됐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급 대상을 9세 미만까지 늘려야 한다”며 2018년 관련 법안을 발의했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한발 나아가 만 12세까지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동수당을 월 30만원까지 상향해야 한다는 요구도 있었다. 만 18세까지 아동수당을 지급하자는 이 대표의 안은 지금까지 나온 안의 총합인 셈이다.

정치인들의 주장이 현실화되면 국가 재정에 큰 부담이 추가된다. 만 18세까지 아동수당을 지급하면 연간 9조4000억원의 예산이 소요될 전망이다. 만 12세까지 30만원을 지급하는 안이 현실화되면 매년 17조5000억원의 돈이 필요하다는 보건복지부의 추계도 있었다.

윤석명 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정치인들이 국민연금 등 사회보험의 지속가능성에 대해선 고려하지 않고 표가 되는 각종 수당만 늘리려 하고 있다”며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타격으로 양극화가 더욱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보편적인 수당 지급 확대는 되레 사회 불평등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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