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는 스스로 만기 만드는 것…오를 때까지 버틸 수 있어야"

입력 2021-02-03 17:05   수정 2021-02-14 15:22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과 ‘빚투’(빚 내서 투자)가 급증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지난 2일 기준 20조5964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3월 신용거래융자는 6조4075억원에 불과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빚투는 “이길 확률이 낮은 게임”이라고 말한다. 주식은 시간을 이기고 견디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는 “주식은 내가 생각하는 기업의 적정 가격을 다른 사람들도 알아볼 때까지 기다리는 과정”이라며 “그 기다림을 버티려면 시간을 이길 수 있는 돈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밀레니얼 주식투자 리포트’ 두 번째 순서로 김 센터장에게서 투자를 대하는 자세를 들어봤다. 그는 “자본주의가 발전할 것이라고 믿는다면 시간을 이길 수 있는 긴 호흡의 자금으로 투자하라”고 말한다. 주식의 기본은 ‘싸게 사서 비싸게 팔기’다. 김 센터장은 “한 회사가 저평가돼 있다고 판단하면 주식을 사고 사람들이 가치를 알아봐 주가가 오를 때까지 버텨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만기가 있는 투자는 좋지 않다는 얘기다. 그는 “우리는 언제 어떤 주식이 어느 가격에 도달할지 정확히 알 수 없다”며 “주식이 좋은 점은 만기가 없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려면 투자금에도 만기가 없어야 한다.

하지만 영끌과 빚투는 만기를 만든다. 빚으로 투자하면 주가가 하락할 때 버티기 힘들다. 김 센터장은 “주가가 올랐을 때 파는 것만큼 주가가 나쁠 때 팔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며 “영끌로 사면 떨어질 때 견딜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영끌이 당위적으로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주식은 시간적 여유가 있어야 이길 확률이 높은 게임”이라고 덧붙였다.

만기 없이 오래 투자하라는 원칙은 시장에 대한 낙관론과 닿아 있다. 김 센터장은 “자본주의를 믿는다면 주식은 우상향한다고 생각하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1972년부터 지난해까지 49년 동안 종합주가지수를 1년 단위로 끊어 보면 34년은 오르고 15년은 떨어졌다. 오를 확률이 두 배를 넘는다는 의미다. 그는 “1997년 외환위기를 맞았을 때도 종합주가지수가 2년 연속 떨어진 적이 없었다”며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시장은 훨씬 강하다”고 강조했다.

개별 종목에 더해 시장 전체에 투자해야 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김 센터장은 “주식시장은 승자의 기록”이라며 “상장폐지된 기업은 주가지수에서 배제되기 때문에 주식시장에는 살아남은 기업만 모여 있다”고 했다.

기대 수익은 합리적으로 잡아야 한다. 연간 5~6% 정도다. 한국의 명목 성장률인 3%에 배당수익률 2.0~2.5%를 더한 값이다. 김 센터장은 “주식이 다른 자산보다 수익률이 높다고 해도 아주 높은 수익률을 기대해 접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김 센터장은 자신의 돈을 지키기 위해 공부하라고 했다. 그는 “안다고 무조건 이기는 게임은 아니지만, 모르면 장기적으로 질 수밖에 없는 게임”이라고 말했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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