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접종 보름 앞두고 백신 혼란…국민 불안 이유 살펴보라

입력 2021-02-09 17:46   수정 2021-02-10 00:31

코로나 백신의 ‘국가 출하’ 승인이 보름 앞으로 다가왔다. 이르면 오는 26일부터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 백신의 국내 첫 접종이 가능해진다. 설 연휴를 고려하면 사실상 준비 기간이 열흘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를 끝낼 ‘게임 체인저’라는 백신 접종이 마침내 시행된다는 기대보다는 ‘백신을 맞아도 되나’ 하는 불안감이 적지 않은 게 현실이다.

국민이 코로나 백신을 불안해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 하나 분명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가장 먼저 접종이 시행되는 백신은 화이자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로 막판에 바뀌었다. 65세 이상 노인들이 계획대로 AZ 백신을 맞을지, 이 백신이 고령층에 효능이 있을지도 명확지 않다. 정부는 계획표대로 충분한 물량을 확보해 국민이 제때 접종할 수 있을지도 자신하지 못한다. 상황이 여의치 않자 애초에 고려 대상이 아니었던 러시아제 백신 도입 가능성도 급부상하고 있다.

이처럼 접종이 코앞에 닥치도록 불안이 가시지 않는 데에는 초기 백신 확보에서 뒤처진 대가를 치르는 면이 적지 않다. 백신 확보에 소홀했던 정부는 그나마 물량을 어느 정도 확보한 AZ 백신으로 코로나에 취약한 65세 이상에게 우선 접종할 예정이었지만 첫 스텝부터 꼬이고 있다. 공교롭게도 AZ 백신의 고령자에 대한 효능에 의문이 불거진 탓이다.

‘늑장 대처’의 후과는 선진국과의 비교에서 더 뚜렷해진다. 일찍부터 화이자, 모더나 등 이른 시기에 출시된 다양한 백신을 확보했던 국가를 중심으로 ‘접종 레이스’가 진행돼 전 세계 백신 접종자 수는 1억3155만 명(7일 아워월드인데이터 기준)으로 감염자 수 1억700만 명(월도미터 기준)을 훌쩍 뛰어넘었다. 미국 내 접종횟수만 4121만 회에 이르고, 이스라엘은 인구 100명당 접종횟수가 64.26명에 달한다. 자칫 선진국은 연내 집단면역에 도달해도 한국은 계속 마스크를 써야 할지도 모른다.

여기에 정치논리가 개입하고 기준도 모호한 방역지침에 지친 국민의 정부 신뢰가 뚝 떨어졌다는 점도 백신 접종을 못 미더워하는 이유다. 밤 9시 이후 영업제한에 반발한 자영업자들의 개점 시위가 민심의 저류를 보여준다. 무엇보다 백신 접종이 코로나 사태를 종식시키고 경제를 회복시키는 근본 해결책이 돼야 하지만 국민적 불안을 해소하지 못하면 사회적 혼란을 더 키울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 정부는 남은 2주 동안 투명하고 정확한 정보 공개로 ‘예고된 혼란’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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