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兆 '코로나대출' 9월까지 또 만기 연장…은행들 "부실뇌관 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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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2-16 17:02   수정 2021-02-17 02:08

130兆 '코로나대출' 9월까지 또 만기 연장…은행들 "부실뇌관 될라"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5대 금융지주 회장이 소상공인과 중소기업들의 대출 만기 연장과 이자 유예 프로그램을 오는 9월까지 재연장하기로 했다. 만기가 더 늦춰지는 자금 규모는 130조원이 넘는다. 이들은 금융지원 프로그램이 끝나더라도 대출금을 장기간에 걸쳐 나눠 낼 수 있도록 허용해 ‘코로나19 연착륙’을 돕자는 공감대도 형성했다.
“금융지원 추가 연장은 불가피”
은 위원장은 16일 주요 금융그룹 회장들과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에서 만나 다음달 종료되는 소상공인·중소기업의 대출금 상환 연기 조치를 6개월 더 연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은 위원장은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금융그룹 회장들에게 금융지원 프로그램 추가 연장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하자 6개월 연장에 대해 동의했다”고 말했다. 이날 모임에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손병환 농협금융지주 회장 등이 함께했다.

금융위는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지난해 3월부터 대출 만기를 늘려주고 원금은 물론 이자까지 나중에 갚을 수 있도록 해주는 6개월짜리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대출금 상환 연장 조치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으면서 지난해 9월 똑같은 조건으로 반년 더 이어졌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기준으로 130조2000억원(43만5000건)의 대출에 대해 만기가 늦춰졌다. 은행 등 민간 금융회사가 상환을 유예해준 돈은 전체의 68%인 88조9000억원이다.

은행들은 잠재적 부실 우려
금융회사들은 지원 프로그램 재연장을 수긍하면서도 자산건전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원금 회수 가능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90조원에 가까운 돈을 1년6개월 동안 대출해 준 셈이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10조원이 넘는 돈을 4차 재난지원금으로 쓰겠다는 말이 나올 정도이니 대출 만기를 늦춰달라는 요구를 마냥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지금 프로그램을 연장하지 않으면 자영업자와 중소기업들의 줄폐업이 우려된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기 때문에 잠재적 부실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전했다. 은행들은 이자 상환 유예 조치만이라도 제외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금융위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은 위원장도 자산건전성이 나빠질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출 만기 연장과 관련해 리스크가 당연히 있다”며 “평상시 같으면 걱정이 되는데 코로나19를 방치할 수 없기 때문에 답이 정해져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주나 금융회사에서 거기에 맞게 충당금을 더 쌓는 등의 노력을 따로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금융감독원도 2021년 업무계획에서 차주(돈을 빌린 사람)의 신용위험 누적에 대비하고 금융회사 자금공급 기능의 원활한 수행을 위해 자본확충과 충당금 적립을 강화하도록 지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은행지주들의 배당성향을 6월까지 20% 이하로 묶어 놓은 것과 관련해 은 위원장은 “관치가 아니냐, 왜 배당까지 간섭하느냐고 하는데 코로나로 금융회사들의 자산건전성이 취약해질 것이라는 것은 누가 봐도 예상할 수 있는 것”이라며 “유럽이나 영국, 미국에서도 배당 자제를 이야기하고 있는데 우리는 좀 더 명확하게 하기 위해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근거로 삼았다”고 말했다.
‘코로나 금융’ 연착륙 방안 마련
은 위원장과 5대 금융지주 회장은 9월에 지원 프로그램이 끝나 추가로 만기 연장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대출금을 즉시 상환하지 않기로 했다. 은 위원장은 “‘코로나 금융’ 연착륙 필요성과 관련해서 6개월 연장 이후 바로 다음 날부터 대출이 끊기는 ‘대출 절벽’은 비현실적이라는 취지로 이야기했다”며 “연착륙을 해야 한다는 것에는 다들 동의를 했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지는 너무 늦지 않게 방안을 준비해서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수년간에 걸쳐 분할상환하는 방법을 통해 소상공인과 중소기업들의 부담을 서서히 줄여주는 방식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위뿐만 아니라 금융회사들도 코로나19 금융지원 중단의 충격이 단기간에 집중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사전에 철저하게 대비책을 마련해 은행이나 차입자들 모두 계획적으로 빚을 갚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종서/오현아 기자 cosm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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