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개혁 속도조절' 與 혼선…추미애·김경수 반발

입력 2021-02-24 17:08   수정 2021-02-25 01:14


중대범죄수사청(수사청) 설립 ‘속도조절론’을 놓고 여권에서 각종 주장이 쏟아지면서 이른바 ‘검찰개혁 시즌2’의 시기와 내용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김경수 경남지사는 24일 라디오에서 “검찰개혁 속도조절론은 청와대 입장이 있더라도 법을 통해 결정하는 것”이라며 “여당의 입장이 중요하기 때문에 (국회에서) 충분히 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는 내용의 수사청 설립에 속도조절을 주문한 데 대해 김 지사가 청와대의 입장과 국회 논의 과정은 별개라고 선을 그은 것이다.

김 지사는 “대통령이 한 말씀 하면 일사불란하게 당까지 다 정리돼야 한다는 건 과거 권위적인 정치에서 있었던 일”이라며 “지금 민주당이 그런 점에서는 훨씬 민주적”이라고 덧붙였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제 와 속도조절을 해야 한다면 67년의 허송세월이 부족하다는 것이 돼버린다”며 “다른 어느 나라도 우리와 같은 검찰이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 무엇을 더 논의해야 한다는 것인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청와대와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1년 남았고, 21대 국회는 임기가 1년 됐다”며 “마무리하는 청와대와 새롭게 일을 시작하는 국회의 견해는 좀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국회는 국회대로 검찰개혁 시즌2를 준비해야 하는 입장으로, 수사청이라든가 검사의 수사·기소권 완전 분리 등의 과제가 있다”며 “국회는 할 일을 뚜벅뚜벅 해야 한다”고 했다. 수사청 설치에 대해 청와대가 ‘속도조절론’을 주장하더라도 국회는 예정된 일정대로 추진하는 게 맞다는 뜻이다.

이날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은 국회 운영위원회 회의에 출석해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임명장 받으러 온 날, 문 대통령이(수사청 설립) 속도 조절을 당부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얼마 후 “검찰개혁이 잘 안착하는 게 중요하다는 게 언론에 그렇게(속도조절) 나왔다”고 번복했다.

앞서 박 장관은 지난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에 출석해 “문 대통령이 올해 시행된 수사권 개혁이 안착되고, 범죄수사 대응 능력이 후퇴해선 안 된다는 차원의 말씀을 했다”고 전했다. 이를 두고 문 대통령이 수사청 설립에 시간을 갖고 임하라고 여권에 주문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민주당은 상반기까지 수사청 설립 법안을 처리한다는 계획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당 검찰개혁특별위원회 수사기소권 분리 태스크포스(TF) 팀장을 맡고 있는 박주민 의원은 이날 “속도조절 이야기를 공식적으로나 비공식적으로 들은 적 없다”며 “법안 작업은 거의 마무리됐다”고 했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검찰개혁 법안은 이달 말에서 내달 초 발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문 대통령의 ‘수사권 개혁 안착’ 언급에도 여당 의원들이 법안 처리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이 의아하다며 ‘레임덕’ 의혹을 제기했다. 김예령 국민의힘 대변인은 “추 전 장관은 신속한 추진을 강조했고 김 지사 역시 대통령의 말을 막아섰는데 이 정부의 특기인 ‘쇼’인지 (문 대통령의) 레임덕인지 모를 일”이라고 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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