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금리·환율 치솟자…한은 "상반기 최대 7조 국채 매입" 전격 발표

입력 2021-02-26 17:19   수정 2021-02-27 00:50

미국 국채 금리가 연 1.5%를 돌파하자 한국의 채권·외환시장도 26일 요동쳤다. 한국의 국고채 금리가 일제히 상승(채권 가격 하락)했고, 원·달러 환율도 15원 넘게 급등(원화가치 급락)했다. 한국은행은 이날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올 상반기 5조~7조원 규모의 국고채 매입을 추진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0.076%포인트 급등한 연 1.96%에 마감했다. 2019년 3월 20일(연 1.981%)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5년 만기 금리는 이날 0.075%포인트 상승한 연 1.449%, 3년물 금리도 0.025%포인트 오른 연 1.02%에 장을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5원70전 오른 1123원50전에 마감했다. 지난 5일(1123원70전) 후 최고가다.

시장금리와 환율이 치솟은 것은 25일(현지시간) 미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0.14%포인트 급등한 결과다. 미국의 경기 회복 속도가 빨라지는 데다 물가가 오를 것이란 심리가 퍼지면서 국내 채권시장이 영향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물가 상승 기대감이 커지면 물가를 고려한 채권의 실질 이자수익은 줄어들게 된다. 그만큼 채권 가격이 내려가 채권 금리는 오른다.

미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 한국 채권시장의 수급 여건도 나빠지게 된다. 외국인이 미 국채를 더 담기 위해 한국 국채를 일부 매각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한국 국채 금리는 상승하게 된다. 여기에 정부가 4차 재난지원금 재원 마련을 위해 대규모 적자국채 발행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팽배해져 채권 금리를 한층 더 밀어올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미 국채 금리가 뛰면서 달러는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달러 매수 수요가 커지기 때문이다. 국내 외환시장에선 달러 강세 흐름이 앞으로도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늘고 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주가가 급락하는 과정에서 위험 기피 흐름이 발생해 원·달러 환율의 상승 압력도 나타날 것”이라며 “국내 증시를 등지는 외국인 투자자가 늘어나는 것도 환율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금리가 급등하자 한은이 대응에 나섰다. 올 상반기 5조~7조원 규모의 국채 매입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이날 발표했다.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연 0.5%까지 끌어내렸지만 시장금리가 상승하면서 그 효과가 반감되고 있다는 평가에 따른 조치다.

한은 관계자는 “시장 상황에 따라 사들이는 규모가 7조원어치를 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작년에도 국채 11조원어치를 사들인 바 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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