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조치로 기초연금 수급 탈락?

입력 2021-03-01 11:05   수정 2021-03-01 11:35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조치에 따라 기초연금 등 보조금 수급 자격이 박탈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자산가치가 오르면서 수급 기준을 초과할 수 있어서다. 공시가격과 연동된 세금과 보조금 등이 63개에 이르는 만큼 파급 효과를 고려한 현실화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일 국회 예산정책처가 발간한 '추계&세제 이슈' 14호에 실린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의 연계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부동산 공시가격 변동에 영향을 받는 사업은 복지, 부담금, 조세 등 5개 분야 63개 사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시가격 현실화 조치는 주택, 아파트, 토지 등의 공시가격을 시세의 90%까지 높이는 작업이다. 국토교통부는 오는 2035년까지 이같은 작업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공시가격 현실화 조치가 이뤄지면 우선, 세금이 오른다.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상속세, 증여세, 취득세, 등록면허세, 양도소득세 등을 계산할 때 모두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삼는다. 예컨대 종부세는 공시가격에 기본공제를 해준 후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곱한 과세표준에 세율을 곱해 산출한다. 상속증여세도 상속 또는 증여받은 재산의 가액을 평가할 때 시세가 없을 경우 공시가격을 이용한다. 예정처는 공시가격 현실화조치로 인해 세수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복지 분야에서는 기초연금 및 장애인연금, 기초생활보장 등 복지정책의 수혜대상 선정 및 급여액 산출 등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초연금과 장애인연금은 재산의 소득 환산액에 따라 수급 여부가 결정된다. 기초연금은 다른 소득이 없을 경우 부동산 등 재산가액에 0.04를 곱한 소득인정액이 4225만원이 넘으면 연금을 주지 않는다. 공시가격 상승으로 이 기준을 넘어 수혜에서 탈락하는 사람이 나올 것이란 예상이다.

지역가입자의 건강보험료는 인상 가능성이 있고, 건보료 피부양자 자격 인정여부도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외에도 근로장려금 신청 자격, 생계유지 곤란 병역감면 판단, 취업 후 학자금 장기상환대상자 판단, 공공주택 입주자 자격, 교육비 지원대상 선정 등 복지분야 10개 사업이 공시가격 상승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분야에선 과태료가 인상될 것으로 봤다. 무허가 농지 전용?부동산 거래신고 누락 등에 대한 벌금 및 과태료가 우선 높아질 전망이다. 국공유재산의 대부 및 사용료, 도로점용료 등 요금과 사전채무조정 신청 대상자, 주택자금 소득공제 수혜 대상자, 민영주택 일반공급시 무주택자 판단 등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부담금 분야에선 개발 및 재건축부담금 등 4개 사업이 해당한다. 다만, 해당 부동산의 실거래가가 없는 상황에만 해당하는 등 공시가격 상승이 제한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됐다. 부동산 평가 분야에서는 정부사업에 사용하는 부동산(도로·농지·산지·개발제한구역의 토지)에 대한 국가보상액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예정처는 "공시가격 상승으로 정책별 적용대상이 크게 달라지는 제도의 경우 완충장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보유 부동산의 공시가격을 복지 수혜대상의 요건으로 활용하는 제도의 경우, 공시가격 상승으로 수혜대상이 크게 달라지는 상황에 대한 대응방안을 모색해야한다"고 덧붙였다.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의 영향을 받지 않는 비주거용 건축물 보유자와의 형평 논란도 불거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과세공평성 등의 측면에서 비주거용 건축물의 공시가격 산정에 대한 계획 수립도 필요하다는 것이 예정처의 주장이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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