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후보(사진)가 삼수 끝에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오는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본선에 나선다.
이번 선거는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 사건으로 진행되지만 박영선 후보는 출마 선언문에도, 후보 수락 연설문에도 '박원순 피해자'에 대한 발언을 담지 않았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피해자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했지만 출마선언과 후보 수락 과정에선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아 진정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은 지난달 26~27일 진행한 권리당원 온라인투표와 28일과 이날까지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진행한 자동응답시스템(ARS) 투표를 각각 50:50 비율로 합산해 최종 후보를 결정했다. 박영선 후보는 69.56%를 득표했다.
박영선 후보는 수락 연설을 통해 "문재인 정부, 민주당과 한마음이 되어 안정적으로 서울시민에게 일상의 행복을 돌려드리겠다"며 "2021년 3월 1일 오늘, 그린 서울의 독립을 선언한다. 봄과 같은 시장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서울은 사람 중심 도시, 그린다핵분산도시로 변해야 한다"며 "지난 100년 뉴욕이 세계표준도시였다면 앞으로 미래 100년은 K-시티 서울이 세계표준도시, 디지털 경제수도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박원순 피해자'에 대한 사과와 위로를 전하는 직접적 언급은 없었다. 지난 1월26일 출마 선언 이후 언론 인터뷰를 표해 "피해자, 상처받은 분의 마음을 어떻게 보듬어드릴 수 있는 방법이라면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긴 했지만 후보 수락 연설문에는 선거의 원인이라 할 수 있는 사건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은 것이다.
박영선 후보는 출마선언 당시에도 '박원순 피해자'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하진 않았다.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은 전날 논평을 통해 "민주당이 집단 가해로 피해 여성을 내몰 때 박영선 후보는 무엇을 하고 있었나. 예비후보로서 17번의 그 숱한 현장 행보 어디에도 '여성 문제'는 없었다"며 "고 박원순 전 시장을 혁신의 롤모델로 삼고, 힘없는 피해 여성을 조롱하며 570억원 국민의 혈세를 억지로 들이게 한 민주당을 대표해 진심 어린 사과부터 하는 것이 공당 후보로서의 도리이자 자격"이라고 말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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