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호소인' 3인방 하차…박영선 "고민정 사퇴로 20만 표 날아가"

입력 2021-03-19 11:15   수정 2021-03-19 17:02



더불어민주당 내 보궐선거 악재가 서둘러 진화됐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 관련 ‘피해호소인 3인방’ 논란에 휩싸인 남인순, 진선미, 고민정 민주당 의원이 사과와 함께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 캠프에서 맡은 직책을 내려놓았다.

남인순·진선미 의원은 캠프 공동선대본부장, 고민정 의원은 캠프 대변인을 맡아왔다.

사퇴 첫 주자였던 고민정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의 잘못된 생각으로 피해자에게 고통을 안겨드린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직접 만나 진실한 마음을 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뒤이어 진선미 의원도 페이스북에 “의지하던 존재의 소멸 앞에 피해자의 고통을 포함하여 그 모든 상황을 막아낼 순 없었을까 자책감으로, 무력감으로, 통곡의 시간을 보내고 있음을 고백한다”며 “용서를 구한다”고 글을 남겼다. 남인순 의원은 별도 입장 발표를 하지 않았다.

앞서 세 명의 의원은 박원순 전 시장이 성추행 의혹으로 극단적 선택을 하자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이라는 명칭으로 불러야 한다고 주도한 인물이다.

남인순 의원은 작년 7월 8일 서울시 젠더특보에게 전화로 "박원순 시장 관련 불미스러운 얘기가 도는 것 같은데 무슨 일 있느냐?”라고 물어본 당사자다.

당시 피해자의 변호인 측에서 박원순 전 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할 예정이라고 전달받은 한국여성단체연합 대표는 남인순 의원에게 관련 사실을 전달했고, 남인순 의원이 임순영 서울시 젠더특보에게 전화로 ‘박 시장 관련 불미스러운 얘기가 도는 것 같은데 무슨 일이 있느냐’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남인순 의원은 "나는 피소 사실을 사전에 알지 못했고 유출한 바 없다"고 했다.

박원순 성폭력 피해자는 "세 분의 잘못된 행동의 피해자는 저뿐만이 아니다. 고소장을 접수하기도 전 상대방에게 고소 사실이 알려질 수 있다는 사실이 다시 생각해도 끔찍하다"고 말했다.



이어 "남인순 의원은 피소 사실과 피소 예정 사실이 다르다는 프레임을 만들려는 것 같은데, 피소 사실보다 피소 예정 사실의 누설이 더 끔찍하고 잔인하다. 대한민국에서 그런 일이 벌어졌다는 것에 대한 분노가 더 크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줄기차게 '피해호소인' 3인방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 온 피해자는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들 3인방에 대한 당·캠프 차원의 징계를 강하게 요구했다.

피해자는 "저의 피해사실을 왜곡하고 상처준 정당(더불어민주당)에서 시장 선출됐을 때 내 자리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는 두려움이 든다"면서 기자회견을 연 배경을 전했다.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피해자 기자회견 후 "내가 다 짊어지고 가겠다"는 애매모호한 해명과 함께 사과했다.

이어 친문 성향의 유튜브 채널 시사타파TV에 출연해 "(고민정 사퇴가)참 마음이 아프다"면서 "오늘 좀 우울하다. 고민정 의원이 말없이 글을 남기고 떠났다. 고민정 의원 사퇴로 ‘20만표가 날아갔다’는 말도 있다. 그만큼 지지자들이 많이 섭섭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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