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팩열풍 타고 IPO '역대 최대'…1분기 223조원…美에 68% 몰려

입력 2021-04-04 17:04   수정 2021-04-05 00:52

세계 각국의 통화 완화 정책으로 시중에 풀린 돈이 주식시장에 몰려들면서 올 1분기 기업이 기업공개(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 규모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모자금의 미국 증시 쏠림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홍콩 등 경쟁 시장은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규제 완화를 서두르고 있다.

4일 금융정보회사 리피니티브에 따르면 올 1분기 세계 공모자금 조달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여섯 배 늘어난 1971억달러(약 223조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상장한 기업 수도 807곳으로 25년 만에 최대였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주요국 정부가 대대적으로 실시한 재정 확대 및 금융 완화 정책으로 유동성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미국 시장은 공모자금의 ‘블랙홀’로 떠올랐다. 올 1분기 미국 증시가 끌어들인 공모자금은 1334억달러로, 기존 최대치였던 작년 3분기(644억달러)의 두 배를 넘었다. 세계 공모자금의 68%가 미국 증시에 몰려 이 비율 역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의 쿠팡 등 아시아 기업이 미국 시장에 진출한 결과로 풀이된다. 스팩(SPAC·기업 인수 등을 위한 특수목적법인)을 활용해 상장하려는 기업이 늘어난 것도 스팩의 활동이 보장된 미국 증시에 공모자금이 몰린 이유로 꼽힌다. 싱가포르 승차공유 업체인 그랩과 인도 최대 온라인 유통기업 플립카트 등이 스팩을 이용해 미국에 상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미국이 세계 공모자금을 빨아들이자 홍콩과 런던 등 경쟁 시장은 비상이 걸렸다. 세계 최대 IPO 시장을 놓고 미국과 경쟁하던 홍콩증시가 1분기 조달한 금액 비중은 9%로, 작년 4분기에 비해 반토막 났다. 글로벌 금융허브 지위를 지키기 위해 홍콩 금융당국은 스팩을 활용한 우회상장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31일에는 해외에 상장한 중국 기업의 중복 상장 요건을 완화한다고 발표했다. 미국을 떠나는 중국 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미국 정부가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면서 200개가 넘는 중국 기업이 미국 증시에서 상장폐지될 처지에 놓였다.

싱가포르 증시도 올 하반기부터 스팩을 허용할 방침이다. 영국 정부는 런던증시 상장사에 차등의결권(경영진이 낮은 보유 지분으로도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는 주식)을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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