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보이로 비트코인 채굴?…"1개 얻는 데 수천조년"

입력 2021-04-04 17:24   수정 2021-04-12 18:43

정보기술(IT) 유튜버 스택스매싱은 지난달 28일 추억의 닌텐도 게임기 ‘게임보이’로 비트코인을 채굴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1989년 출시된 게임보이 초기 모델을 개조해 비트코인 네트워크에 연결한 것이다. 원래 이 제품은 인터넷에 접속할 수 없는 8비트 게임기다. 스택스매싱은 초소형 컴퓨터 ‘라즈베리 파이’와 케이블을 붙이는 등 만만찮은 과정을 거쳐 ‘해킹’에 성공했다. 일반적으로 암호화폐 채굴에는 고성능 그래픽카드를 꽂은 최신 컴퓨터들이 동원된다. 하지만 AA 건전지 4개로 돌아가는 구닥다리 게임기로도 가능하다는 게 입증됐다.

딱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속도다. 전문 업자들이 쓰는 채굴기는 초당 100테라해시를 실행하지만, 그가 개조한 게임보이는 초당 0.8해시를 처리했다. 성능이 1250억 배 차이 난다는 뜻이다. 게임보이로 비트코인 1개를 얻으려면 ‘수천조년’이 걸린다. IT매체 시넷은 “썩 실용적이진 않지만 실제 작동한다는 사실이 꽤나 인상적”이라고 했다.

낡은 IT기기를 비트코인 채굴기로 탈바꿈하는 것이 ‘IT 마니아’들에게는 일종의 놀이다. 켄 시리프라는 이름의 엔지니어는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GUI)를 지원한 최초 컴퓨터인 1973년산 ‘제록스 알토’로 비트코인 채굴에 성공한 적이 있다. 이 컴퓨터의 처리속도 역시 초당 1.5해시로 매우 더딘 편이다. 그는 “이 컴퓨터로 비트코인 1개를 채굴하는 데는 우주의 역사보다 5000배 긴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시리프는 1960년대 중반 기업용 컴퓨터로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IBM 1401’, 1980년대 가정용 게임기 ‘닌텐도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등으로 비트코인을 채굴하기도 했다.

만든 사람도 알고, 보는 사람도 안다. 재밌자고 해 본 일이라는 것을.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