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업체 바꾸라며 CEO들 소집한 공정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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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4-05 17:32   수정 2021-04-06 01:26

급식업체 바꾸라며 CEO들 소집한 공정위


공정거래위원회가 주요 그룹의 단체급식(구내식당) 사업을 외부 업체에 넘기도록 팔을 비틀고 나섰다. 공정위가 내세운 명분은 ‘일감 나누기’이지만 사실상 기존 사업을 넘기라는 것이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특히 대기업 구내 식당은 중소 업체들이 감당하기엔 규모가 커 외국계 기업이 사업을 가져갈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공정위는 삼성·현대자동차·LG·현대중공업·신세계·CJ·LS·현대백화점 등 8개 대기업 그룹과 함께 5일 서울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에서 ‘단체급식 일감 개방 선포식’을 열었다. 이 행사에는 8개 그룹의 핵심 최고경영자(CEO)가 대거 참석해 단체급식 일감 개방 계획을 내놨다.

LG는 내년부터 모든 그룹 내 구내식당 업체를 경쟁입찰 방식으로 뽑고, 소규모 지방 사업장은 인근 중소·중견 급식업체를 우선 고려하겠다고 했다. LG의 구내식당은 지금까지 아워홈이 맡아왔다. CJ는 구내식당 물량의 65%를 순차적으로 개방하고 공정 경쟁을 통해 우수 급식업체를 선정키로 했다. 삼성은 지난달 2개 식당(수원, 기흥 남자 기숙사)을 시범적으로 외부 업체에 맡겼다. 시범사업 실적을 토대로 전면 개방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현대차는 비조리 간편식 부문부터 경쟁입찰을 통해 개방하고, 현대중공업은 올해 말부터 울산 교육·문화시설 식당 운영을 중소기업에 위임할 예정이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로 1조2000억원 규모의 단체급식 일감이 중소기업에 돌아갈 것으로 봤다. 조성욱 공정위원장은 “일감 나누기는 아주 힘들고 고단한 과정이지만 기업이 할 수 있는 최상위의 상생”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기업·학교·공공기관 등 국내 단체급식 시장 규모가 2019년 기준 4조2799억원 수준이라고 파악했다. 공정위는 이 시장을 대기업이 독점해왔으며 특히 계열사·친족기업 등에 일감을 몰아줘 왔다고 보고 있다.

경제계에선 공정위의 기대와 달리 혜택을 외국계 기업이 가져갈 공산이 크다고 우려하고 있다. 수천 명의 식사를 한 번에 제공해야 하는 대규모 사업장 급식은 중소기업이 감당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서다. 실제로 2013년 정부 청사 구내식당 업체 선정 시 대기업을 제외하자 외국계 기업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이와 함께 공정위가 주요 그룹 대표 회사 CEO를 소집한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각 그룹의 급식회사 CEO가 아니라 김현석 삼성전자 사장, 장재훈 현대차 대표, 권영수 LG 부회장 등 각 그룹의 주축 사령탑이 대거 참석했다. 이 때문에 공정위가 제재를 무기로 ‘갑질’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비판과 우려에도 공정위는 앞으로 정기적으로 단체급식 일감 개방 추진 상황을 공개하는 등 압박 강도를 높일 계획이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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