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정서 놓친 '데이터 마케팅'

입력 2021-04-15 17:21   수정 2021-04-16 01:51

15일 온라인에서 롯데백화점은 논란의 중심이 됐다. 롯데백화점 평촌점이 경기 안양시 인근 지역의 고가 아파트 주민에게만 할인 혜택을 주는 ‘차별 마케팅’을 시행한 게 화근이었다.

논란이 된 마케팅은 ‘평촌 시그니엘 클럽’ 멤버십이다. 평촌점 인근 대표 아파트 클럽이라는 뜻이다. 평촌을 비롯해 안양, 의왕, 군포, 과천 일대에서 비교적 고가로 평가되는 아파트 단지들이 혜택 대상에 선정됐다. 즉각 해당 지역 맘카페 등에서 불만이 터져나왔다. 주민 간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논란이 커지자 롯데백화점 측은 “멤버십 이름을 ‘평촌 아파트 클럽’으로 바꾸고 대상 아파트를 늘리고 있다”고 해명했다.

왜 이런 일이 빚어진 것일까. 롯데백화점은 아파트 단위로 마케팅을 세분화하기 위해 평촌 일대 아파트 중 최근 6개월~1년간 매출이 높은 곳들을 추렸다. 데이터를 뽑아 돈을 많이 쓰는 사람들을 추려내고 혜택을 부여해 충성 고객으로 만들기 위한 전략이다. 차별화에는 성공했을지 모르지만, 정작 소비자들의 정서를 헤아리지 못하면서 시작부터 소동이 일었다. 아파트와 소득 수준을 연결하는 실수를 범하고 말았다.

요즘 유통산업은 정보기술(IT)과 결합해 데이터에 기반한 소비자 맞춤형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롯데쇼핑은 지난해 대표 직속으로 창사 이후 처음으로 최고데이터책임자(CDO)를 선임했다.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 등 롯데쇼핑에 속한 유통 부문은 대형 e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들의 공세에 맞서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평촌점 사례는 데이터 기반 마케팅이 만병통치약이 아니라는 점을 여실히 보여줬다. 마케팅의 본질은 결국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다. 소비자를 끌어모으기 위해 온 힘을 쓴 롯데가, 막상 소비자의 마음은 들여다보지 못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사전에 문제 가능성을 걸러내지 못했다”며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보다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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