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화폐로 은행산업 흔들?…'브릿코인' 주시하는 월가

입력 2021-04-20 11:20   수정 2021-05-17 00:03



영국이 디지털 화폐(가칭 브릿코인) 발행 논의를 본격화하면서 세계 중앙은행의 디지털 화폐 발행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시장을 이끄는 미국 뉴욕 월가에서는 디지털 달러 시대를 조망하는 리포트가 잇따라 발간됐다. 월가는 각국 중앙은행이 디지털 화폐를 발행하면 전통적인 금융업계에 파장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했다.
월가 "디지털 화폐 시대 열린다"
19일 CNBC는 "월가가 중앙은행의 디지털 화폐(CBDC) 발행을 시장을 흔들만한 차세대 동력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물론 바하마 같은 작은 나라에서도 디지털 화폐를 도입하고 있다. 이는 현금없는 사회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다.

디지털 화폐는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은 암호화폐와 비슷하지만 다르다는게 시장의 평가다. 암호화폐처럼 가격이 크게 바뀌지 않는데다 사용에 제한도 없기 때문이다. 각국의 중앙은행이 통화량 등을 엄격히 관리한다는 것도 큰 차이다.

월가도 디지털 화폐 시대로의 변화를 주의깊게 보고 있다. 모건스탠리의 체탄 아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고객 대상 보고서를 통해 "세계 중앙은행의 86% 이상이 디지털 화폐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며 "중앙은행의 디지털화폐 발생은 금융 시스템을 교란시킬 수 있다"고 했다.

국제결제은행(BIS)의 지난해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세계 중앙은행의 60%가 디지털 화폐의 실현 가능성을 검토하는 단계다. 실제 시범 프로그램을 시작한 나라는 14%에 불과했다.

씨티은행은 이런 변화에 대해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최근 보고서를 통해 "디지털 화폐 2.0을 향한 경쟁이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씨티은행은 "일각에서 우주경쟁이나 화폐패권 전쟁으로 비유하지만 제로섬 게임일 필요는 없다"며 "결과적으로 디지털 시장 파이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통은행·핀테크 기업 타격 우려도
디지털 화폐 도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크지만 이를 옹호하는 측에선 장점이 많다고 주장했다. 금융시스템에 대한 접근성을 높일 수 있어서다.

금융서비스 속도를 높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디지털 화폐와 전자 지갑을 이용했다면 코로나19 사태에 각국 정부가 지급한 재난지원금 등을 더 빠르게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최근 세계은행과의 연차총회서 "새로운 형식의 디지털 화폐는 저개발국과 개발도상국에 지원금 절차를 간소화해 이들을 위한 부양책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반면 전통적 은행서비스를 하는 금융회사와 핀테크 기업 등에는 타격을 줄 수 있다. 중앙은행 계좌를 사용하는 사람이 늘면 이들이 고객을 뺏길 수 있어서다. 개인정보 문제도 풀어야 할 과제다.
각국 중앙은행 도입 논의 활발
디지털 화폐를 선점하는 국가가 세계 기축통화 지위를 뺏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중국이 지난해 디지털 위안화를 도입하면서 달러의 세계 기축 통화 지위를 위협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랐다. 하지만 위안화는 한계가 크기 때문에 달러의 경쟁력은 여전하다는 평가도 많다.

영국은 디지털 파운드화를 발행하기 위한 논의에 착수했다. 영국 재무부는 디지털 화폐 발행 가능성 타진하기 위해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했다. 존 쿤리페 영란은행(BoE) 부총재, 캐서린 브래딕 재무부 금융서비스 총괄 등이 참여한다.

리시 수낙 영국 재무부 장관은 디지털 화폐 TFT 구성을 알리면서 지난 19일 자신의 트위터에 '브릿코인(Britcoin)?'이라는 글을 올렸다. 다만 아직 이 화폐를 사용할지 등에 대해서는 결정하지 않았다.

미국의 디지털 달러화 도입 계획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미국 연방 중앙은행(Fed)은 매사추세츠공대와 디지털 달러의 효용성 등을 확인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제롬 파월 이사회 의장은 최근 CBS의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디지털 달러 도입까지) 정책적 고려 사항이 많이 남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그렉 배어 뱅크폴리시인스티튜트(BPI) 최고경영자 CEO는 워킹 페이퍼를 통해 "디지털 화폐 도입으로 전통적 은행의 역할이 축소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Fed가 어떤 방향으로 설계하느냐에 따라 미국 금융 시장의 미래가 바뀔 수 있다는 취지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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