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초 사재기가 부메랑으로…실적시즌에 꼬인 라면株

입력 2021-04-21 15:44   수정 2021-04-21 15:51


1분기 실적 시즌의 열기가 라면 관련주는 빗겨갔다. 작년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초반에 라면 사재기로 매출이 뛰었던 게 역기저 효과로 돌아왔다. 라면 면을 튀길 때 사용하는 팜유, 면의 원재료인 곡물 가격이 상승세인 것도 부담이다.

21일 오후 1시 30분 기준 오뚜기의 주가는 0.7% 내린 56만9000원에 거래 중이다. 작년 여름 장중 62만7000원까지 거래됐던 이 종목은 최근 56만~57만원대를 횡보해왔다. 지난 7일 삼성전자와 LG전자의 1분기 실적 발표로 본격적인 실적시즌에 돌입한 뒤에도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작년 1분기 코로나19로 인한 호실적이 올해 1분기 실적 성장에는 독이 됐다. 오뚜기의 작년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8.1% 오른 6455억원이었다. 영업이익은 8.3% 증가한 572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4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9.9% 급증했었다. 판데믹 불안감에 라면, 참치캔 등 사재기 수요가 폭발했기 때문이다.

1분기 실적은 역기저 효과를 받게 됐다. NH투자증권은 올해 1분기 오뚜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0.3% 늘어나는 데 그쳐 6476억원 수준일 것이라고 봤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4.1% 감소한 492억원을 기록했을 것이라 추정했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년 동기 비축 수요가 집중적으로 발생했던 일부 품목에서는 역기저 부담이 나타날 것"이라며 "라면과 수산캔류의 경우 매출액 감소율이 두자릿수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한다"고 했다. 1분기 오뚜기 면제품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7% 줄어들었을 것으로 예측했다.

팜유, 곡물가 등 원재료 가격이 상승세인 것도 부담이다. 오뚜기가 라면 가격을 올릴지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조 연구원은 "최근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라 가격 인상 모멘텀이 부각되고 있어 오뚜기의 시장 대응 전략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라면 품목의 가격 인상 및 관련 관계사와의 합병 등 지배구조 개선에 따라 산업 경쟁 구도가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의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작년 6월부터 10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이며 201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이어가는 중이다. 코로나19로 곡물 수확과 선박 공급이 차질을 빚어서다. 팜유 역시 10개월 연속 가격이 상승했다.

농심 역시 작년 1분기 호실적이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농심은 오후 1시 30분 기준 0.85% 내린 29만500원에 거래 중이다. 작년 7월 장중 40만원대를 호가하던 종목이다.

키움증권은 농심의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3% 줄어든 360억원으로 시장 컨센서스를 하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면류 매출은 10.2% 감소를 기록했을 것으로 봤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작년 1분기 식료품 사재기로 인한 수요 역기저 효과, 팜유 투입단가 상승 부담 등으로 1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컨센서스를 밑돌 것"이라며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 개선은 올해 4분기부터 가능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했다.

삼양식품 역시 주가가 내림세다. 1시 30분 기준 9만1500원에 거래되며 전일 종가 대비 1.29% 하락했다. 1분기 부문별 매출에서는 내수 면류가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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