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반도체·배터리…문 대통령-바이든 '산업·기술동맹' 코드 맞출까

입력 2021-04-30 17:47   수정 2021-05-30 00:03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말에 한·미 동맹의 미래를 결정할 중대한 외교적 시험대에 올랐다. 대내적으로 코로나19 백신 확보가 시급하고, 대외적으로 미국의 전방위적인 대(對)중국 압박과 남북·미북 관계 악화 상황에서 맞이하는 한·미 정상회담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반(反)중 노선’ 동참 요구에 어느 정도까지 부응하면서 백신 확보 등 원하는 사안을 관철시킬지 여부가 회담 성패를 결정지을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서로의 견해차만 확인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美 ‘반도체 포위망’ 참여 압박할 듯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대중국 압박에 한국이 동참할 것을 집요하게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한국을 ‘대중국 반도체 포위망’의 일원으로 참여시키는 방안이 주요 의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8일 중국을 비판하며 “미국이 배터리, 컴퓨터 칩(반도체) 등 미래 기술을 지배해야 한다”고 말하는 등 반도체를 비롯한 여러 분야에서 중국 견제 목소리를 꾸준히 높여왔다. 이와 관련해 이미 일본 대만 유럽 등 다른 우방국과는 발 빠르게 공조하고 있다.

반면 문 대통령은 미국의 코로나 백신 지원을 1순위 의제로 꺼내들 전망이다. 한국이 당장 백신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미국 화이자 백신의 부스터샷(3차 접종)이 필요할 경우 세계 백신 공급 부족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 때문에 한국이 미국과의 ‘반도체 동맹’ 등 반중 노선에 일정 부분 참여하는 대신 백신 확보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 한국 정부가 삼성전자의 미국 공장 증설을 회담 테이블에 올릴 가능성도 거론된다. 반도체업계에선 삼성전자가 한·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오는 21일 전후로 미국 내 공장 신축을 공식 발표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삼성전자는 170억달러(약 20조원)를 투자해 미국에 최신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공장을 신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백신 생산능력이 앞선 한국이 미국 백신을 국내에서 위탁생산(CMO)하는 방안이 논의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미국이 한국에 ‘쿼드(미국·일본·인도·호주 안보협력체)’ 참여를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미국은 캐나다 멕시코 등 인접 국가와 쿼드 참여국에 백신을 지원하기로 했지만 한국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한국이 백신을 확보하려면 쿼드에 어떤 식으로든 발을 담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청와대 관계자는 “쿼드 문제가 정상회담 의제로 정해진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대북 접근법’ 이견 축소도 과제
북한 비핵화 정책도 회담의 핵심 의제가 될 전망이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 재검토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27일 “검토가 거의 막바지 단계”라고 밝혔다. 미·북 양국의 ‘톱다운’ 방식의 비핵화 협상 재개를 원하는 한국도 최근 부쩍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정책을 강조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최근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북한이 서로 양보와 보상을 ‘동시적으로’ 주고받으면서 ‘점진적이고 단계적으로’ 비핵화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미 양국은 최근 연이어 대북 접근법에서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28일 첫 의회 연설에서 북핵 위협에 대해 “동맹국들과 긴밀히 협력해 외교와 단호한 억지를 통해 대처할 것”이라며 ‘대북 억지’에 방점을 찍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연일 대북제재 완화 필요성을 강조하며 금융·석탄·석유 등 핵심 분야에 대한 제재 해제까지 언급한 것과 상반된다.

바이든 대통령이 북한 인권 문제를 거론할 경우 불편한 기류가 형성될 수도 있다. 인권과 민주주의 등을 앞세운 ‘가치 외교’를 천명한 바이든 행정부가 인권 문제를 북한 비핵화 협상의 지렛대로 삼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임도원/송영찬/황정수 기자 van769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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