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도 일하고 싶다…여성 일자리 집어 삼킨 코로나

입력 2021-05-06 14:41   수정 2021-05-06 14:51


코로나19 칼바람이 고용시장을 휩쓸고 지나간 자리에 여성 실직자들이 쏟아졌다. 여성들이 사람들과 자주 접촉하는 업무나 비필수 업종에 근무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학교·어린이집이 문을 닫자 집에서 아이를 돌보기 위해 직장을 관두는 여성도 늘었다.

한국은행은 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코로나19와 여성고용' 보고서를 발표했다. 한은은 코로나19 발생 후 월별 여성 취업자 수는 코로나 이전(2020년 2월 기준)과 비교해 많게는 5.4%(2021년 1월)까지 줄었다고 분석했다. 남성 취업자 수는 최대 2.4%(2021년 1월)로 여성 감소율에 비해 절반에 그쳤다. 그만큼 여성 일자리 감소세가 뚜렷했다는 뜻이다. 코로나19 이후 1년 동안 여성 고용률은 남성 고용률보다 0.9%포인트 떨어졌다. 실업률은 남성보다 1.7%포인트 더 올랐다.

통상 경기침체가 닥치면 여성보다 남성의 고용난이 더 심각했다. 외환위기를 겪던 1997년과 금융위기를 겪던 2008년에 남성의 실업률 상승폭이 여성을 웃돌았다.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과정에서 한국의 허리 역할을 하는 제조업의 충격이 컸기 때문이다. 제조업은 남성 근로자 비중이 높다.

하지만 코로나19 과정에서는 바깥활동과 씀씀이를 억제하면서 제조업보다는 식당·카페를 비롯한 대면 서비스업 충격이 컸다. 코로나19로 휘청이는 식당과 카페 등에서 여성 근로자 비중이 높고 그만큼 이들의 일자리도 쪼그라든 것이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방역 대책에 따라 학교, 어린이집이 문을 닫으면서 육아 부담이 늘어난 것도 여성 실업자를 양산한 배경이 됐다. 회사를 그만두고 아이를 돌보는 여성 근로자가 그만큼 늘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직후 1년 동안 30∼45세 여성 취업자 수 감소에서 기혼여성의 기여율이 95.4%에 이른다.

지난달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코로나19 고용 충격의 성별 격차와 시사점' 보고서도 한은의 이번 보고서와 비슷한 내용과 결과를 담았다. KDI는 코로나19가 퍼진 지난해 3월에 25∼54세 인구 가운데 여성 취업자 수 감소폭(54만1000명)이 남성 감소폭(32만7000명)을 크게 웃돌았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잠재성장률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는 여성의 경력 단절을 막기 위해 맞돌봄 문화 확산, 유연근무제 등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익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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