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내일 '사자명예훼손' 항소심 불출석하는 까닭

입력 2021-05-09 08:40   수정 2021-05-09 08:42

전두환 전 대통령이 10일 광주지법에서 열리는 항소심 재판에 출석을 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원칙적으로 형사 재판에서 피고인은 성명, 연령, 주거, 직업을 확인하는 첫 공판기일과 선고기일에는 출석해야 한다.

앞서 전두환 씨의 법률 대리인 정주교 변호사는 "사자명예훼손 재판 항소심 첫 재판에 전씨는 출석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당초 전씨 측은 인정신문이 열리는 첫 공판기일에 출석하겠다고 했지만, 지난 6일 돌연 입장을 바꿨다. 실제로 전씨 측은 부인 이순자씨를 신뢰관계인 자격으로 법정에 동석하게 해줄 것을 법원에 요청하기도 했다.

정 변호사는 "처음에는 항소심도 1심에 준용해서 재판하므로 당연히 출석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항소심에는 출석없이 판결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다"며 형사소송법 365조(피고인의 출정)를 제시했다.

형소법 제365조에 따르면 피고인이 공판기일에 출정하지 않으면 다시 기일을 정해야 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다시 정한 기일에 출정하지 않으면 피고인의 진술 없이 판결할 수 있다고 돼 있다.

다만 정 변호사는 전씨의 불출석에 따른 정당한 사유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전씨가 최근 백신 접종 후 건강이 악화됐다는 설에 대해선 백신 접종은 맞지만 이로 인해 건강이 나빠진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광주 시민단체에서는 불출석 사유서 없이 재판에 오지 않겠다는 것은 전씨에 대한 '특혜'라고 지적, 법원을 농락하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5·18기념재단과 5월단체(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민중항쟁행사위·역사왜곡처벌본부 등)는 최근 성명을 통해 "피고인 전두환을 당장 법정구속해 재판을 속행하라"고 촉구했다.

5월 단체는 "국가전복과 5·18 학살의 주범인 책임자 전두환이 코로나19 시국을 이용해 재판 참석을 피하는 등 또다시 꼼수를 부리고 있다"며 "이는 골프를 치면서도 알츠하이머 꾀병으로 법원을 농락하는 것과 같은 전두환의 추악한 행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시민 대학살 주범 전두환이 불구속 상태에서 계속 재판에 불출석하면 재판은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할 것"이라며 "피고인이 없는 재판을 지켜보면서 5·18당사자와 국민들은 허탈감을 금치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오전으로 예정됐던 재판 시간을 오후로 변경해줬고, 이순자의 동석을 법원이 모두 받아 들여줬다는 점도 들었다.

단체는 "우리는 오월학살 주범에게 반드시 책임을 묻고, 만고의 대역죄인 전두환의 처벌로 역사정의를 바로 세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전 씨의 항소심 첫 재판은 오는 10일 오후 2시 광주지법 법정동 201호 형사대법정에서 형사1부 심리로 진행된다.

앞서 그는 2017년 4월 펴낸 회고록에서 5·18 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를 '가면을 쓴 사탄',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표현,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전 씨는 지난해 11월30일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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