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쏘' 질주에…수소차 비웃던 BMW·볼보트럭 앞다퉈 진출

입력 2021-05-18 17:08   수정 2021-05-26 22:19


지난달 현대자동차의 수소전기자동차 넥쏘는 국내에서만 1265대가 팔렸다. 2018년 출시된 이후 월 1000대 이상 팔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 코나(1494대) 등 내연기관 모델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판매량이다. 국내 누적 판매량은 1만 대를 넘어섰다. 해외 판매량까지 더하면 1만5000대 이상이다. 신차 출시 이후 갈수록 판매량이 떨어지는 ‘상식’을 뒤집었다. 넥쏘의 뛰어난 상품성이 입소문을 탄 데다 충전 인프라도 늘어난 결과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넥쏘의 선전 덕분에 한국이 ‘수소사회’에 한 걸음 가까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 ‘수소’로 눈돌려
18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최근 수소전기차와 핵심 부품인 수소연료전지 기술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2~3년 전만 해도 수소전기차는 ‘현대차 등 일부 업체만 고집하는 친환경차’라는 비아냥을 들었지만, 이제는 미래 모빌리티(이동수단)의 한 축이 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BMW는 내년 수소전기차 생산을 시작하겠다고 지난 12일 발표했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X5의 수소전기차 모델을 내놓을 계획이다. BMW는 지난해까지 수소전기차 개발에 부정적이었지만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르노그룹은 최근 세계 최대 수소연료전지 업체인 플러그파워와 합작법인을 설립해 내년부터 5~6t 규모 수소전기밴을 생산한다.

메르세데스벤츠 모회사인 다임러는 볼보트럭과 수소전기트럭용 연료전지 시스템 개발을 위한 합작사를 세웠다. 이들은 2023년 시범 운행, 2025년 판매를 목표로 내걸었다. 글로벌 수소전기차 시장을 점유하기 위해 상용차 시장 경쟁자들이 손잡은 셈이다. 도요타는 작년 말 수소전기차 미라이의 완전변경 모델을 출시했다. 도요타의 자회사 히노와 미국 상용차 업체 켄워스는 수소전기트럭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와 재규어랜드로버 등도 수소전기차 개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는 수소 분야에서 가장 앞선 기술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3년 세계 최초로 양산형 수소전기차(투싼ix35 퓨얼셀)를 내놓은 데 이어 2018년 2세대 수소전기차 넥쏘를 출시했다. 지난해엔 세계 최초로 양산형 수소전기트럭(엑시언트 FCEV)을 선보이고, 이를 수출까지 했다. 8~20분간 수소를 충전하면 약 400㎞를 주행할 수 있다. 현대차는 1회 충전으로 1000㎞ 이상을 달릴 수 있는 장거리 운송용 대형 수소전기트럭도 개발하고 있다.
“상용차는 수소전기차가 유리”
글로벌 기업들이 다시 수소에 주목하기 시작한 이유는 복합적이다. 수소전기차에 대한 불신이 많이 줄었고, 내연기관차의 대안으로 여겨졌던 전기차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는 평가다.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확보하면 수소드론과 수소열차, 수소 기반 개인용 비행체(PAV)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수소연료전지는 전기차에 들어가는 리튬이온배터리에 비해 가볍고 에너지 밀도가 높다”며 “하늘을 날아야 하는 드론과 PAV는 장기적으로 수소연료전지를 장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거리를 주행하거나 많은 짐을 실어야 하는 지상 이동수단도 수소를 연료로 쓰는 게 더 유리하다. 전기차로 장거리 주행을 하거나 많은 짐을 실으려면 배터리를 여러 개 장착해야 하는데 이 경우 차량 무게가 무거워진다. 그만큼 주행 효율이 떨어진다.

최근엔 도심용 단거리 이동에 전기차, 장거리 및 상업용 주행에는 수소전기차가 대세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버스와 트럭 등 상용차는 수소전기차의 가장 큰 약점인 충전 인프라 부족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정해진 장소에서 충전하고 일정한 코스를 이동하는 방식으로 운행하면 된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전기차와 수소전기차가 공존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라며 “수소전기차가 수소경제 도래를 앞당기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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