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제약 "유전자·세포 치료제 생산 허브될 것"

입력 2021-05-26 17:18   수정 2021-05-27 02:27


이연제약이 충북 충주에 차세대 공장 건립 계획을 밝힌 건 2017년 8월이었다. 2900억원을 투입해 바이오와 케미컬 의약품을 아우르는 초대형 생산시설을 조성하기로 한 것. “무리수 아니냐”는 얘기가 업계에 돌았다. 당시 이연제약의 규모(2016년 매출 1218억원, 영업이익 154억원, 자본총계 1934억원)를 감안하면 그럴 만도 했다.

하지만 오너 2세인 유용환 대표의 생각은 달랐다. 바이오업계의 연구개발(R&D) 트렌드를 감안하면 곧 유전자·세포 치료제 시장이 활짝 열릴 가능성이 높지만, 정작 생산 인프라를 갖추지 못한 바이오 벤처들이 임상시료 생산을 맡길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었다. 유전자·세포 치료제 생산대행 수요가 클 것으로 확신한 유 대표는 전환사채(CB)를 발행해 마련한 돈과 헬릭스미스 지분 매각대금(1100억원) 등을 공장 건립에 쏟아붓는 ‘승부수’를 던졌다.

이후 시장 상황은 유 대표가 그린 대로 움직였다. 게다가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면서 화이자, 모더나 등 메신저리보핵산(mRNA) 방식의 백신이 나와 유전자 백신·치료제 시장은 예상보다 더 빨리, 더 크게 열렸다. 이런 의약품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이연제약 충주 바이오공장이 다음달 문을 연다. 유 대표는 26일 기자와 만나 “충주공장을 국내 유전자·세포 치료제의 ‘생산 허브’로 키우겠다”며 “국내 바이오 벤처들이 찾는 ‘플랫폼 기업’이 되는 게 이연제약의 목표”라고 말했다.
충주 바이오공장은 생산 및 R&D 거점
충주공장은 2단계로 개발된다. 먼저 다음달 바이오 공장을 준공한다. 케미컬 공장은 내년 3월 완공된다.

바이오 공장에는 미생물 발효를 기반으로 하는 유전자 치료제인 플라스미드DNA(pDNA), mRNA 등 유전자 치료제와 다양한 세포 치료제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가 들어선다. 바이오의약품 원료를 유리병 4800만 개에 넣을 수 있는 완제 설비도 갖췄다.

유 대표는 충주공장을 단순한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시설이 아니라 이연제약의 R&D 거점으로 삼는다는 구상이다. 신약 개발에 나선 바이오 벤처의 임상 시료를 생산해주는 대가로 해당 물질에 대한 지분 또는 특허권을 공동 소유하거나 향후 상업생산 권리를 갖는 식이다. 유망업체에 대해선 추가로 지분도 매입한다.

유 대표는 “바이오 벤처는 큰돈 들이지 않고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시험을 할 수 있고 이연제약은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윈윈’”이라며 “단순히 생산을 대행하는 CMO와 달리 이연제약의 ‘생산 기반 R&D’는 바이오 벤처와 파트너십을 맺어 신약 개발 비용을 분담하고 이익도 나누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인트론바이오, 아이진 등 유망 바이오 벤처들과 공동 개발 협약을 맺었다”며 “충주공장이 문을 열면 더 많은 기업과 협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건기식, 신성장동력으로 육성
건강기능식품 사업에도 뛰어든다. 세계 3대 천연물 원료 개발·공급업체인 독일 핀젤버그와 손잡고 2023년께 다양한 건기식을 선보일 계획이다. 천연물 소재를 이용해 △피부손상 개선 △체지방 개선 △아토피 개선 효과가 있는 건기식 3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이연제약은 핀젤버그로부터 해당 원료를 독점 공급받아 제조업자개발생산(ODM) 방식으로 완제품을 만든 뒤 국내외 건기식 업체에 납품할 계획이다. 유 대표는 “핀젤버그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국내뿐 아니라 해외 매출도 올릴 수 있다”며 “순차적으로 제품군을 넓혀 건기식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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