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국면 맞은 '풋옵션 분쟁'…신창재, 중재재판서 승기 잡나

입력 2021-06-08 17:38   수정 2021-06-09 01:42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과 어피너티 컨소시엄 사이의 ‘주식 풋옵션 분쟁’이 이번 검찰 기소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는 평가다. 핵심 쟁점인 풋옵션 행사가격을 산출하는 과정에서 평가 기관의 독립성과 공정성이 크게 훼손됐기 때문이다. 지난 3월 국제상업회의소(ICC) 중재재판소에서 비대면 화상회의로 열린 마지막 청문 절차에서도 어피너티 컨소시엄과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측 공소 내용과 관련 자료 등이 재판부에 제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송은 2019년 3월 어피너티와 IMM프라이빗에쿼티(PE), 베어링PE 등 어피너티 컨소시엄이 ICC에 중재 신청을 한 데 따른 것이다. 어피너티 컨소시엄은 2012년 9월 대우인터내셔널이 교보생명 지분 24%를 매각할 때 신 회장 측 주선으로 해당 지분을 인수했다. 인수가는 주당 24만5000원으로 총 1조2054억원이었다. 당시 신 회장은 어피너티 측이 자금을 회수할 수 있도록 2015년까지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겠다고 밝혔고, 그 이후에도 IPO가 이뤄지지 않으면 이들로부터 주식을 되사주는 내용의 풋옵션을 부여했다. 그러나 IPO는 시한을 넘겨 차일피일 미뤄졌고 2018년 10월 어피너티 측은 결국 풋옵션을 행사했다. 딜로이트안진은 교보생명 주식의 가치를 주당 40만9912원으로 산출해 의뢰인인 어피너티 측에 제출했고 신 회장 측에도 그대로 전달됐다.

양측 간 핵심 쟁점은 행사가격이다. 신 회장 측은 딜로이트안진이 풋옵션 행사가격을 산정할 때 행사일(2018년 10월 23일)을 기준으로 삼지 않고 2017년 6월에서 2018년 6월까지 유사 기업들의 평균 주식 가치를 기준으로 삼았다고 주장했다. 저금리 기조 등으로 생명보험사 주가가 2017년 말을 기점으로 하락했음에도 그해 6월을 기준으로 삼아 가격을 부풀렸다는 얘기다. 게다가 이들 사모펀드와 회계법인이 서로 짜고 교보생명 가치를 산정했다고 검찰이 판단한 만큼 어피너티 측 행사가격이 그대로 인정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반면 어피너티 측은 딜로이트안진과 사전 협의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딜로이트안진 측이 독립적으로 판단해 최종 보고서를 제출한 만큼 행사가격에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어피너티 관계자는 “3월 청문회에서도 재판부 측이 검찰 기소만을 부각시키려는 신 회장 측 변호인을 오히려 제지하는 등 중재 내용 자체에 집중하려는 태도를 보였다”며 “이번 검찰 기소가 신 회장에 무조건 유리하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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